출근거부 등 한나라당 전국구 휴유증 어수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선대위 대변인은 27일 이삿짐을 꾸려 당사를 떠났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탈락한 직후였다. 매일 10여개씩 쏟아지던 대변인 논평이 이날은 뚝 끊어졌다.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출근거부 투쟁' 을 벌였다. 하루 종일 당사에 나타나지 않은데다 외부와의 연락도 끊었다.

측근들은 "시내 모처에서 휴식 중" 이라는 말만 거듭했다. 자신의 비서실장인 김희완(金熙完)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당선권 밖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후보확정을 위해 열린 총재단 회의에서 김덕룡 부총재가 이회창 총재에게 "공천기준이 뭐냐" 며 대들었다. 자신의 계보원인 정진섭(鄭鎭燮)부대변인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몇몇 후보들은 오후 늦게까지 당선권 안팎을 넘나들었다.

당 사무처 실.국장들의 불만도 컸다. 예비 당선권에서조차 멀어진 당직자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비웠고 당사는 썰렁했다. 공천탈락시킬 때는 개혁공천이라고 주장하더니 비례후보로 구제해 개혁공천 의미가 바랬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명단이 낙천자.고령자 중심이다. 선거전에 도움이 되는 인선은 아니라고 본다" 고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2.18 공천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인선이 이뤄졌다" 며 "李총재가 洪위원장 등에게 충분히 양해를 구했고 선대위는 조만간 정상화될 것" 이라고 말했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