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기상청 등에서 수퍼컴퓨터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 수퍼컴퓨터의 순위는 세계 몇 위에 올라 있을까. 16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수퍼컴퓨터 콘퍼런스 2009’에서 발표된 세계 500대 수퍼컴퓨터 중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수퍼컴퓨터 4호기가 14위에 올랐다. 1988년 국내에 첫 수퍼컴퓨터 크레이-2S가 도입된 이래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순위다. 크레이-2S는 1초에 20억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 속도였다.
14위에 오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4호기는 274.9테라 플롭스(Tera Flops·1테라는 1조)로 1초에 약 275조 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이는 고성능 PC 1만여 대가 동시에 계산하는 속도와 비슷하고, 5000만 명이 10년 동안 계산기를 두드려 계산할 것을 단 1분에 처리할 수 있다.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는 몇 년 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수퍼컴퓨터 4대의 900기가바이트 주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 128개를 80일간 돌려 우주 진화를 풀 수 있는 가상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는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크레이사의 ‘재규어’로 1.75페타 플롭스(Peta Flops·1페타는 1000조)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1.04페타 플롭스급 ‘로드러너’, 미국 국립컴퓨터과학연구소의 832테라 플롭스급의 크레이 ‘크라켄XT5’가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