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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전쟁'…e-테스트 바람 공직사회로 번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서울시 6급 공무원 金모(44)씨는 요즘 컴퓨터와 씨름을 한다.

오는 5월 시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e-테스트(정보화 자격시험)를 치르고 성적을 인사고과에도 반영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金씨는 오후 6시 퇴근하면 곧바로 서울시 전산교육장에 가서 3시간동안 윈도와 인터넷을 배우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디지털 무능력자로 찍히는 것이 걱정돼 집에서도 컴퓨터 관련 서적을 보며 공부한다" 고 말했다.

환경부 朴모(7급.40)씨는 5월로 잡힌 부처 PC경진대회에 대비, 아예 학원에 등록을 했다. 인터넷 검색.엑셀.문서편집 등 실기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 근무평점에 가산점을 받아보겠다는 생각에서다.

민간기업에 이어 공무원 사회에서도 e-테스트 열풍이 불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연내에 '공무원 정보화 검증제' 를 도입할 예정인데다 서울시 등 자치단체와 중앙부처들이 자체시험을 통해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5월8일~23일 보름 동안 각 실.국 및 사업본부별로 정보화 자격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정보상식 ▶인터넷 ▶사무자동화 등 필수 3과목(과목당 1백점 만점)의 평균점수가 60점 미만이면 불합격 된다.

60~80점은 근무평점 1점이, 80점 이상은 2점이 가산된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정보화 교육신청이 쇄도해 서울시는 주간에도 강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선 구청의 경우도 마찬가지. 서울 성동구는 5월초에 8백7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자격증 시험' 을 공고하자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성동구청 정병호 기획예산과장은 "필기시험 후 가을에는 실기 시험을 볼 예정" 이라고 말했다.

종로.용산.광진.중랑 등도 실기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경우 6월 실.국장급 간부에게 e-메일로 문제를 보내 정해진 시간안에 답을 접수할 예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徐永福)사무국장은 "공무원의 디지털화는 평가할만 하지만 시험 때문에 업무를 소홀히 하는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 고 말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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