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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퍼플, 서울에 다시 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여러분 정말 대단합니다. 믿을 수가 없어요."

지난해 7월 31일 인천 송도에서 폭우와 돌풍 속에 열린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악천후에 아랑곳없이 열창에 열창을 거듭했던 딥 퍼플의 보컬리스트 이언 길란은 진흙과 빗속에서 뒹굴던 관객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딥 퍼플이 내달 2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내 펜싱경기장에서 공연을 갖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는다.

1995년 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의 공연과 지난해 폭우 속에서 펼친 열정 적인 무대 이후 또다시 갖는 한국 팬들과의 만남이다.

'스모크 온 더 워터' '하이웨이 스타' 를 통해 현란하고도 파워풀한 기타 연주에 빠른 스피드로 질주하는 '하드 록' 의 참맛을 보여줬던 딥 퍼플.

지난해 비바람에 젖은 옷을 벗어 제낀채 연주에 몰두하는 등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연륜과 저력을 아낌없이 발휘한 이들이 다시 한국에서 갖는 이번 무대는 지난해 '폭우 속 광란의 잔치' 를 잊지 못한 록 팬들을 설레게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레드 제플린.블랙 사바스와 더불어 헤비메탈계 3두 마차로 손꼽히는 딥 퍼플. 뛰어난 기량을 지닌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에 의해 68년 3월 결성된 이 밴드는 70년대 멜로디를 중시하는 팝 성향의 록 음악을 거부하고 뒤틀린 전자음을 내는 기타 연주와 현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드럼, 비명에 가까운 샤우트 창법의 보컬로 강력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결성 당시엔 로드 에반스(보컬).리치 블랙모어(기타).닉 심퍼(베이스).존 로드(키보드).이언 페이스(드럼)로 출발했으나 여러 차례의 멤버 교체와 해체, 그리고 10년만의 재결성을 거쳐 현재 이언 길런.이언 페이스.존 로드.로저 글로버(베이스).스티븐 모스(기타)로 구성돼 있다.

스티븐 모스가 밴드에 합류하기 전 리치 블랙모어가 이끌었던 이 멤버들은 딥 퍼플의 황금기를 구축했던 주인공들. 그들은 이 라인업을 통해 '스모크 온 더 워터' '하이웨이 스타' '스트레인지 카인드 오브 우먼' '블랙 나이트' '스피드 킹'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이번 공연에서 역시 관심을 끄는 것은 그들이 과연 어떤 곡을 부르냐는 것이다. 정규 앨범 20여장을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30여장이 넘는 앨범을 선보인 이들은 선곡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 공연기획사 ㈜광연재PR측은 "딥 퍼플은 공연 한 시간 전까지 레퍼토리를 알려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세계적 히트곡인 '스모크…' 와 '하이웨이…' 는 빠지지 않을 것 같다" 고 말했다.

10~30대 록 매니어에겐 살아있는 하드록 전설의 주인공으로, 40~50대 팬들에겐 폭발적 사운드와 청춘을 함께 한 추억의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들의 무대가 주목된다.

02-1588-7890.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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