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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혈액보관 시설없어 응급환자 발생시 큰 불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경북 울릉경찰서 전.의경 60여명은 이달 초 헌혈을 하기 위해 울릉도의 유일한 병원인 울릉보건의료원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

백혈병으로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중인 이다솜(6)양을 돕기 위해 헌혈을 자원했으나 보건의료원측이 피를 보관할 수 없다며 사양한 것. 대신 피가 필요할 경우 도움을 청하겠다고 했다.

인구 1만여명의 울릉도에 혈액 보관시설이 없어 응급환자들이 애를 먹기 일쑤다.

헌혈을 받을 수 없고 급할 때를 대비해 피를 저장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건의료원측은 급히 피가 필요할 경우 환자 가족이나 주민 등을 통해 피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경북혈액원에 혈액을 요청, 혈액공급소인 포항의료원을 통해 피를 제공받으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李모(31.주부.울릉군 저동)씨가 출산을 위해 유도분만 중 많은 출혈로 피가 필요하자 울릉경찰서 전.의경의 도움을 받았다.

보건의료원측은 이날 새벽 A형의 피를 구할 길이 없자 울릉경찰서 당직실에 전화를 걸었고 정학수(22)상경 등 2명이 피를 제공했다.

이같은 응급상황으로 인해 올들어 울릉경찰서 전.의경들은 네차례나 환자들에게 응급 수혈을 했다.

보건의료원은 제왕절개.맹장염 등의 경우에만 직접 수술을 하고 나머지 응급환자들은 헬기나 배를 통해 포항이나 강릉으로 보낸다.

지난해 응급환자 60여명이 뭍으로 나갔다.

보건의료원에서 피를 급히 구할 정도의 심한 수술은 한 달에 한두건도 되지 않는다.

혈액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혈액 저장시설이나 헌혈이 필요없다는 게 보건의료원측 입장이다.

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응급환자는 뭍으로 후송하고 자체 수술은 많지 않다" 며 "혈액 저장시설은 수요가 많지 않아 아직 설치계획이 없다" 고 말했다.

대구〓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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