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아동그림책 작가 딕 브루너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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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앙증맞은 토끼 캐릭터 '미피' (Miffy)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아동그림책 작가 딕 브루너(73)가 3박4일의 일정으로 16일 내한했다.

자식이나 다를 바 없는 미피의 탄생 45주년(1955~2000)기념행사 참석차 방한한 그는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은발에 돋보기 안경, 흰 카이저수염의 인자한 할아버지 모습으로 회견장에 나타난 브루너는 간결함을 특징으로 하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군더더기를 떼어낸 핵심 알맹이만으로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펴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며 "어린이들은 스스로 살을 붙이고 옷을 입혀 꿈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평소 아동보호 활동에 열심인 브루너는 이번 행사 수익금의 10%를 '국제연합아동기금' (UNICEF)에 지원키로 했다.

또 회견 전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방문, 1천만원 상당의 성금과 물품을 기증한 데 이어 국립의료원 소아병동을 찾아 입원환자들에게 미피인형과 그림책을 선물했다.

그는 "입원 어린이들이 이미 자신을 알고있어 아주 친숙한 느낌을 받았다" 며 "아이들이 솔직한 마음으로 직접 고른 책이 가장 좋은 책" 이라고 말했다.

브루너의 작품들은 세계 35개국에 소개돼 지금까지 9천만권이 판매됐고, 특히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4천만부가 판매됐다.

98년 일본의 주니어잡지 '올리브' 의 앙케이트 조사에서 미키마우스와 헬로 키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딕 브루너 그림책전집' 과 '미피가 태어났어요' 등 12편의 애니메이션 비디오 등이 출시됐다.

브루너는 18일 서울 서초동 '딕 브루너 코리아' 사 앞마당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4m)의 미피인형 제막식에 참석하고 신촌 현대백화점 갤러리에서 팬사인회를 마친 뒤 19일 출국한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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