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선거운동 아직 걸음마 단계…광주대 윤석년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선거운동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인터넷 인구가 1천만을 돌파하며 정치인들이 앞다퉈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인터넷이 16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의 주도권을 이끌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올리는 내용이 빈약한데다 조회건수도 평균 50건을 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광주대 윤석년(언론정보학)교수가 지난 11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성균관대 언론정보문화연구소와 삼성언론재단의 주최로 열린 학술세미나(제16대 총선과 언론 : 역할 및 기능에 대한 과제와 전망)에서 발표한 것.

지난달 말 15대 국회의원 1백55명의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홈페이지 게시판의 일일 게시건수는 게시판을 운영하는 홈페이지 1백22개중 약 60%가 하루 1~2건에 불과했고 10건이 넘는 경우는 단 3명에 지나지 않았다.

또 1백22개의 홈페이지 중 절반이 접속자의 의견제시에 전혀 응답을 하지않고 있었으며 4~5회에 1번꼴로 응답하는 '소극적 응답' 도 24%나 됐다. 게다가 전체 홈페이지 일일 접속 건수도 평균 50건을 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교수는 "정치인의 홈페이지는 대부분 개인 신상이나 지역 개발 등 일방적 홍보에 치우치고 정책토론.의견교류는 소홀하다" 며 "특히 게시판의 의견에 응답한 답의 충실도를 보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무척 한심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고 말했다.

이런 원인으로 윤교수는 정치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정치적 환경과 인터넷 세대인 20~30대의 정치 무관심, 그리고 국회의원들 컴퓨터 운용 기술 부족 등을 들었다.

그러나 윤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인터넷과 선거의 당락 여부가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 차기 선거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은 크게 증가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