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대구도심도로는 '주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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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 도심의 교통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교통량 증가, 운전자들의 질서의식 실종에다 도심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의 도로 복구공사까지 맞물려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해 가고 있다.

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대구시내 주요 교차로의 교통량은 1998년 6월보다 20~1백%까지 늘었다. 경기회복세에 따른 것이다.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곳은 중구 대신동 국채보상로의 큰장네거리와 동산네거리 일대. 가뜩이나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 인근 달구벌대로의 통행차량까지 몰려 극심한 교통 체증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신남네거리의 지하철 공사장이 무너진 뒤 도심으로 진입하는 4개 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막고 지반보강공사를 해 많은 차량들이 국채보상로로 돌아가고 있어서다.

지난주말 오전 10시10분쯤 큰장네거리. 교차로에서 난데없는 격투가 벌어졌다.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와 승용차 운전자가 멱살을 잡고 한바탕 난투극을 벌였다. 큰장길에서 달성공원쪽으로 직진하기 위해 서 있?승용차 앞을 버스가 막아서 있었기 때문이다.

두사람이 싸우는 동안 다른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고 운전자들이 고함을 지르는 등 수라장이 됐다.

이날 큰장네거리에서 동산네거리 사이 3백m 구간을 통과하는데 걸린 시간은 20여분. 도심쪽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몰려 큰장길과 서구청쪽 도로는 주차장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운전자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 중앙으로 계속 진입하는 바람에 신호가 바뀌어도 차량들은 옴쭉달싹하지 않았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金모(58.수성구 지산동)씨는 "도심 간선도로가 온통 주차장" 이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큰장.동산네거리의 교통량이 많아 도심 방향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신호주기를 길게 늘렸다" 고 말했다.

그러나 교통전문가들은 "두 네거리 사이 도로가 이미 교통량의 허용한계를 넘어섰다" 고 주장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대구지부 이상의(李相義)연구원은 "교통 경찰관이 교차로 중앙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교통량을 고려해 수동으로 신호주기를 조작하면 교통난을 어느 정도 덜 수는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교통 경찰관을 현장에 배치하겠다" 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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