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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묵은 대리석 같다, 100일 된 비누 조각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41호 06면

Translati on- Greek Archaic Sculpture, 비누, 총 8개의 그리스 조각상 (왼쪽부터)

“비누에서 대리석의 질감을 느꼈습니다. 비누 조각은 대리석 조각이 겪어냈던 수천 년 비바람을 압축해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 과정에서 원본과 모조품의 차이,
유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 신미경(42)은 비누로 조각상과 도자기를 재현한다. 처음 런던에 도착해 ‘그들’에겐 ‘과거’인 원본 조각들을 그대로 모각하며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비누에서 찾았다는 그다. 그가 만든 그리스 청년 입상은 100일간 경기도미술관 야외에서 전시돼 있으면서 마치 수천 년간 풍화를 거친 것처럼 무뎌졌다. 전시장에서 느껴보는 이 초고속 과정이야말로 작가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고대 그리스 조각상, 비너스, 불상, 달항아리 등 비누로 만든 조각 40여 점이 전시된다.

사진 국제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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