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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현장을 간다] 지역감정 벽을 넘어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4.13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표밭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분위기와 새로운 경향.현상 등을 매주 금요일 독자께 전하는 면을 신설합니다.

선거 때마다 중앙당과 서울의 시각으로 접근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과 시민의 시각에서 움직임을 전하고자 합니다.

선거일 직전까지 전국 표밭에서 본사 기자들이 발로 뛰어 취재한 기사를 유권자인 각 지역 독자분께 제공합니다.

4.13 총선을 앞두고 영남에서의 새천년민주당, 호남의 한나라당.무소속, 충청의 비(非)자민련 소속 출마 예정자 등이 '지역감정' 의 장벽을 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감정을 타파하자고 목소리를 높일수록 득표에 손해라는 자체 조사가 활동 폭을 더욱 좁게한다. 이에 출마예정자들은 인물과 역할론을 부각시키며 우회하고 있다.

영.호남과 충청지역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지역운동 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역감정을 앞세워 득표활동을 벌이는 후보자에 대해 철저한 감시와 고발 등을 하기로 했다.

지역감정의 골이라는 망령이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실체를 드러낼 것인지에 걱정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부산〓이 지역의 민주당 출마예정자들은 '인물론' 과 '지역발전론' 으로 지역정서를 넘어본다는 전략이다. 북-강서을 노무현(盧武鉉)위원장측은 '사람은 좋은데 당(黨)이 안좋다' 는 논란과 관련, "이 정권은 어차피 3년은 간다.

부산문제를 해결할 심부름은 내가 맡겠다. 한나라당이 부산에서 한 게 뭐 있느냐" 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깨끗한 정치를 위한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개혁은 실패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는 등 金대통령의 '정치개혁 실패' 를 거론하며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영도지구당 김정길(金正吉)위원장은 행자부장관.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경력을 내세워 '부산과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인물' 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金위원장측은 홍보책자 등에 金대통령 사진은 싣지 않고 정무수석 취임 직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방문한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끈다.

강진권 기자

◇ 경북〓민주당 봉화-울진 김중권(金重權)위원장측은 선거구내 20개 읍.면의 연락소 개소식과 당원교육 때마다 동서화합과 지역발전을 강조한다.

金위원장측은 대통령 비서실장 경력을 내세우며 당원용 홍보책자에서 "역대 대통령이 모두 중용했던 인재 중의 인재" 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

특히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중용했지 이 정권에서만 중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황선윤 기자

◇ 호남〓한나라당 전주 덕진 허남주(許南柱)위원장측은 "지역감정을 없애자는 말 대신 당을 보지말고 전주를 발전시킬 인물을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고 말한다.

한나라당 광주 북을 강경구(姜景求)위원장은 "선거운동을 내놓고 할수록 손해일 수 있다" 는 자체조사와 친척들의 조언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지역구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택시를 17차례나 갈아타고 다니며 시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광주 동구 조봉훈(趙俸熏)위원장은 지역정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청.장년층을 집중 공략하기로했다. 정부의 개혁정책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교사.해고자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자민련 광주 북을 김천국(金天國)위원장은 "DJ가 대통령된 것으로 만족하자" 며 씩씩하게 유권자 공략에 나서고 있고 무소속 이강래(李康來.남원-순창)씨는 "당선후 민주당에 입당, 대통령을 보좌해 정치개혁 임무를 완수하겠다" 는 전략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광주.전주〓서형식.천창환 기자

◇ 대전.충남〓대전 서갑에서 민주당 깃발로 출마예정인 박병석(朴炳錫.전 서울시 정무부시장)후보 역시 '인물론' 으로 자민련 녹색바람에 맞서고 있다. 朴후보측은 "정당이 아닌 인물 선택이 지역 및 정치발전에 중요하다. 이번 선거는 구시대 정치인과 참신한 후보와의 대결구도" 라고 역설한다.

논산-금산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후보도 연일 '지역구도 타파' 를 역설한다.

지난달 29일' 충청권에서 열린 ' 민주당 대전 동구지구당과 유성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李후보는 "몇몇 지도자와 탐욕스런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이용해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 며 "이 땅의 주인은 그런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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