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즈의 마법사' 탄생100돌 맞아 원판토대 완역본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오즈'의 시대는 가고 '해리' 의 시대가 올 것이다.

영국작가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세계 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영국의 더 타임스가 내놓은 전망이다. 꼬마 마법사 해리의 모험담을 담은 이 시리즈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도 연이어 출간돼 인기가 직상승 중이다.

오즈와 해리가 오랜 시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비교되는 것은 마법·모험동화라는 공통된 장르의 특성을 갖고 있고 동화지만 연령을 초월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 때문. 그렇지만 '신출내기' 해리의 바람에 그대로 날아가 버릴 오즈가 아니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동화중 하나인가 하면 1902년 연극으로 무대로 오른 이후 영화.드라마.뮤지컬 등의 단골 메뉴로, 만화.캐릭터.팬시용품까지로 그 영역을 넓히며 전 세계 어린이의 꿈이 돼 온 오즈다.

미국 작가 프랭크 바움(1856~1919)이 1900년 '위대한 마법사 오즈' 첫 권을 펴냈으니 올해로 탄생 1백년을 맞는다는 점도 각별하다.

이와 때를 같이해 오즈의 마법사가 국내에서 비상을 꿈꾼다. 지금까지 소개된 오즈가 반쪽자리 오즈였다면 제대로 무장한 완역본 오즈가 국내에 상륙하는 것이다.

여태 오즈의 마법사 완역본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다면 누가 믿을까 싶지만 그건 사실이다.

현재 서점에 나와있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는 대부분 어린이 동화나 유아용 그림책 용으로 그 이야기가 이렇게 저렇게 변형됐거나 일부만 번역한 것들이다.

프랭크 바움이 쓴 오즈의 마법사는 모두 14권. 그나마 국내에 일부 알려진 것도 전체 중 첫 권이 고작이다. 오즈 탄생 1백주년을 맞아 전작 14권이 번역된다. 먼저 '위대한 마법사 오즈' (원제 : The Wonderful Wizard of OZ.1권)와 '환상의 나라 오즈' (원제 : The Marvelous Land of OZ.2권.최인자 옮김.문학세계사.각 권 8천2백원)가 출간됐으며 3.4권도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반짝거리는 양털 인형과 뾰족한 모자를 쓴 허수아비, 털이 북실한 사자와 강아지를 품에 안은 귀여운 소녀 도로시. 그들은 오즈의 마법사를 환상적인 동화나라를 연상시키는 보통명사로 인식하게 만든 주인공들이다.

'위대한 마법사 오즈' (1권)에는 이들이 총 출동한다. 금발머리에 통통하고 붉은 볼을 가진 도로시가 빨강.파랑.보라 등 5개의 색으로 이뤄진 오즈의 나라에서 허수아비.사자 그리고 마법사.마녀들을 함께 펼치는 신기한 마법과 놀라운 모험은 고전 동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환상의 나라 오즈' (2권)는 1904년에 쓰여졌다. 1권의 대단한 인기에도 바움은 더 이상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를 쓸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3년 동안 새로운 내용을 소재로 한 환상소설을 다섯 번이나 발표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소설들은 인기를 끌지 못했고 독자들의 뜨거운 요구와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쓴 것이 바로 '환상의 나라 오즈' 다. 여기서 도로시의 모습은 사라진다. 대신 소년 팁이 등장한다.

나쁜 마녀 몸비 할머니와 살고 있던 팁이 집을 도망쳐 나와 오즈의 나라에서 벌이는 모험이 이야기의 줄거리다.

에메랄드 왕국으로 온 팁은 호박머리 잭과 양철 나무꾼을 만나 환상세계를 여행하게 되는데 팁은 자신이 소년이 아니라 오즈마 공주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다. 바로 함께 살던 마녀 몸비가 오즈마 공주가 에메랄드 왕국의 왕위계승자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공주를 소년으로 변신시킨 것. 결국 팁은 몸비를 붙잡아 그녀의 마지막 마법을 통해 아름다운 오즈마 공주로 되살아나고 에메랄드 왕국의 왕에 오른다.

이어지는 3.4권에서는 도로시가 다시 등장해 오즈마 공주와 함께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달려간다.

각 권마다 최초 원본을 토대로 번역된 이 책은 당시 사용된 삽화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1권의 삽화가는 작가와 무명시절부터 작업을 해 온 윌리엄 덴슬로우며 2권부터는 존 닐이 도맡아 그렸다. 상상 속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물론 삽화가의 명성이 작가 못지 않다. 삽화의 색상은 현대적 감각에 맞게 새로 컬러를 입혔다.

또 출판사는 새로운 오즈 바람을 위해 '오즈클럽' (http://www.ozclub.co.kr)이란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해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