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리 어선에 항구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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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우리 어선의 긴급 피항(避港)을 위해 원산항 등 북한측 동해안 항구를 전면 개방키로 결정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 최근 남북공동 어로작업에 합의한 전국어민총연합회(전어총)와 북측의 합의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우리 어선의 북한수역 입어(入漁)를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어총 김용해(金容海)고문은 "북한측 상대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측과 풍랑 등 긴급 사태시 우리 어선이 조업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항구로 피항하는 문제에 합의했다" 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 해상법에 따른 긴급 피항권을 남한측 어선에 인정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金고문은 "전어총 깃발을 달고 북한수역에서 조업할 우리 어선은 북한 항만 당국과 어로작업에 관련된 무선통신.신변안전 등을 보장받게 된다" 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측의 합의내용은 남북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며 "그러나 정부의 승인없이 북한과 접촉한 전어총측에 대해서는 교류협력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고려 중" 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어총은 다음달 중순께 강원도 묵호항에서 출어식을 갖고 북한 동해어장에서 조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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