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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류 '고급단장'…기존 제품의 거의 두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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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국내 유명 브랜드 여성의류 가격이 올들어 50% 이상 올랐다.

디자인을 조금 바꾸거나 수입산 옷감을 쓰고 값을 두배로 올린 경우도 있다. 가격인상을 주도한 브랜드는 타임.오브제.아이잗바바.쏠레지아.앗슘.아일 등 20대 여성들이 주로 입는 캐주얼풍 정장류가 대부분이다.

값을 올리면서 라벨의 색을 바꿨다. 기존 제품의 흰색 라벨과 차별화를 꾀하고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대부분 블랙라벨을 달았다.

마케팅도 색다르다. 똑같은 옷을 여러 벌 만들지 않는다. 희소성을 높이려고 5~6벌만 만들고 갤러리아.신세계 본점.현대 압구정점 등 고급을 지향하는 백화점에서만 판다.

소비의 양극화가 이런 변화를 재촉했다. 루이뷔똥.샤넬.아르마니 등 해외 유명브랜드는 값이 비싼데도 잘 팔린다.

해외명품을 찾는 계층이 여전하다는 반증이다.할인점의 중저가 의류도 급속한 신장세를 타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입지가 어정쩡해진 30만~40만원대 국내 여성의류 브랜드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고급화로 나간 것이다.

브랜드의 컨셉트는 그대로다. 20대가 주로 입고 30대 초반 미시도 입을 수 있는 캐주얼풍 정장이다.

미국.이탈리아산 원단을 썼다는 점이 큰 차이다. 기존 제품은 어깨선 등 특정부위만 수입원단을 썼으나 1백%를 수입원단으로 바꾸고 값을 올렸다.

한섬의 타임은 라벨을 검은색으로 해 기존 제품과 차이를 뒀다.

원단을 이탈리아산으로 쓰고 블랙라벨을 단 뒤 값을 평균 20만원 올렸다. 기존 투피스는 한벌에 40만~50만원대이나 블랙라벨은 60만~70만원대다. 그런데도 신세계 본점에 있는 타임매장에서 전체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잘 팔린다.

신세계매장 관계자는 "값이 비싼데도 블랙라벨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 며 "고급 브랜드 전략이 통한 것 같다" 고 말했다.

㈜바바패션의 아이잗바바는 기존 흰색 라벨이 39만6천원인데 반해 블랙라벨은 61만6천원이다. 미국산 원단을 사용했고 디자인을 뉴욕에서 해온 게 특징이다.

㈜오브제의 캐주얼정장 브랜드인 오브제는 '아뜨리에 오브제' 라고 고급브랜드를 따로 만들었다. 이탈리아 수입원단을 1백% 사용했다.

가격은 기존 오브제(40만원대)보다 50% 정도 비싼 60만원대가 대부분이지만 전체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신신물산의 쏠레지아는 검정 바탕에 금색으로 글씨를 쓴 골드라벨로 차별화했다. 이탈리아 수입원단을 사용해 값을 50만~60만원대로 올렸다. 기존제품은 30만~40만원대다.

㈜에들썸의 앗슘은 이탈리아 수입원단을 쓰고 소매에 블랙라벨을 붙여 차별화를 꾀했다. 투피스 정장의 경우 기존 브랜드가 49만6천원인데 반해 블랙라벨은 58만6천원이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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