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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운지] 재계의 '대표 한국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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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주한 재계 관계자들 중에는 한국이 좋아 7~8년 이상 머무르는 '한국통'이 많다. 임기가 제한돼 있어 어쩔 수 없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외교관들과는 다른 점이다.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이나 테미 오버비 암참 수석 부회장처럼 공식 직함을 맡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막후에서 대사관이나 기업들에 조언을 해주며 외국과 한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오벌린 회장(보잉 한국지사장)은 한국에 13년째 근무 중이다. 제프리 존스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부인이 한국인이다. 테미 부회장은 한국에 17년째 살며 9년 전부터 상근부회장으로 암참의 살림살이를 챙겨왔다. 어머니는 용산 미군기지에서 일한 적이 있고, 여동생은 한국인과 결혼하는 등 일가족 3명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 사장은 한국에 머무른 지 9년째다. 암참 부회장 겸 자동차위원회 회장, 주한 미 연합봉사기구(USO) 이사회 의장을 맡아 업무 시간의 30% 정도를 대외 업무에 할애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도영심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이사장과 남다른 친분이 있다. USO를 통해 '언더우드' 장학금, 미래재단을 통해 '웨인 첨리' 장학금을 학생과 군인 등에게 지원하고 있다.

제프리 존스 미래동반자 재단 이사장은 유창한 한국어 구사와 함께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로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 암참 회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재단 이사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암참 멤버인 피터 언더우드 상무(인더스트리얼 리서치&컨설팅)는 11월 미국으로 돌아가는 언더우드 4세의 막내동생이다. 형과는 달리 한국에 계속 머물며 언더우드가의 전통을 이을 계획이다.

유럽 쪽에서는 장 자크 그로하 주한EU상의 소장이 한국통으로 유명하다. 그로하 소장은 한국보다 북한에서 먼저 9년을 산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남북한 합쳐 한반도에서 20여년을 머물렀다. EU상의가 외국 상의들 중 북한 관련 사업에서 독보적 역할을 하는 데는 그로하 소장의 인맥이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런 플럼 롤스로이스코리아 사장은 대표적 영국계 한국통이다. 고추장과 김치,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그는 1976년 한국에 와 20여년째 머물고 있다. 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한국 방문 때 수행 안내를 맡기도 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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