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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사유재산화 더 감시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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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창간 4년을 맞은 인터넷 기독교 신문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 변선구 기자

"지금은 작은 성공에 취할 때가 아니라 우리의 일부 잘못부터 인정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하나가 사람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는 점이죠. 변화보다는 안정을 희구하는 신자들의 심성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교회에 대한 우리 비판에 동의하면서도 '뉴스앤조이'라는 매체에는 정서적 부담을 느낍니다. 앞으로는 그걸 풀고 싶습니다."

'뉴스앤조이' 김종희(38)대표이사는 겸손했다. 지난 9일로 창간 4년을 맞은 이 인터넷 개신교 매체는 최근 몇 년 새 사회문제화된 목사직 세습,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 등에 문제 제기를 해온 핵심. 그 덕에 신문.케이블 TV를 포함해 100개 가까운 기독교계 매체 중 공신력이 높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개신교에 평신도 운동의 바람을 몰고온 그에게서 그간 4년의 공과와 함께 '기독교의 맨 얼굴'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뉴스앤조이'의 4년은 무풍지대로 남아왔던 한국교회에 변화를 몰고온 기간이었습니다.

"교회 비판 때 교회 지도자들이 보이는 반응은 이렇습니다. '교회는 세상과 다른 공동체이니 잣대 역시 달라야 한다'고. 현재 교회 풍토가 세상에 뒤떨어졌는데도 '교회는 다르다'는 이유로 무작정 옹호하려는 것이죠. 우리는 세상보다 외려 더 도덕적인 잣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잣대란 '상식'일 뿐이고요."

-'뉴스앤조이'가 주력하고 싶은 교회 비판은 어떤 것일까요?

"교회 내부의 풍토, 즉 교회의 사유화(私有化) 현상입니다. 담임목사직 세습, 의사결정의 비민주성 등은 그런 풍토 때문이죠. 지금 한국교회는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교인 숫자는 감소 추세입니다. 신자 고령화 현상도 벌써 10년째로 접어듭니다. 이걸 바꾸기 위해서라도 예전 우리가 했던 목사 봉급 공개 등 감시작업을 지속해야 합니다."

-세계신학의 큰 방향이고 '뉴스앤조이'의 목표인 평신도 중심의 교회개혁 때문에 지난 4년 간 조금씩 한국교회가 달라진 것도 사실 아닌가요?

"우리 사이트는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1만명입니다. 한 조사에서는 '오마이뉴스'등 인터넷 신문을 포함해 방문자 수 랭킹 12위라고 하더군요. 한데 그중 반향이 컸던 게 유명 목사의 설교를 수개월 분석 비평한 연재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예전 목사들은 거리낌없이 설교했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설교를 검증하고 있다고 생각해 한결 신중해진 모습입니다. 물론 그게 아직은 만족스럽지 않지요."

-그런 김 대표는 신학의 스펙트럼에서 어느 쪽인지요?

"아마도 사람들의 통념과는 꽤나 다를 겁니다. '뉴스앤조이' 기자 대부분은 한국교회의 주류인 보수적인 복음주의 신학 쪽입니다. 우리를 재정지원해주는 목사님들도 그렇습니다. 우리 목표는 좌와 우를 배제하고 중간층을 폭넓게 끌어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믿고 잘 먹고 잘 살자는 한국교회만의 기형적인 성공주의 신학 풍토에 대한 비판의지는 조금도 변함없습니다."

-이쯤에서 김 대표 개인사를 한번 들어볼까요?

"저는 목사의 아들입니다. 10년 전 존경받는 목회자였던 아버지가 교단 정치에 휘말려 쫓겨나는 것을 보며 당시 신학대학원생 지망생이었던 저는 목회자 길을 접었습니다. 1994년 이후 교계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또 한번 교단 현실을 확인했고, 이후 선후배 기자들이 모은 퇴직금 7000만원으로 만든 독립적 성격의 사이트가 '뉴스앤조이'입니다."

김 대표는 창간 이래 붙박이. 주요 역대 발행인.편집인과 지도위원은 교계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들이다. 김성수(성공회대 총장).옥한흠(사랑의 교회 원로목사).박득훈(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박정신(전 숭실대 부총장).박상증(참여연대 공동대표)씨 등이 그들이다. 한편 '뉴스앤조이'는 지난 9일 서울 노량진 강남교회에서 창간 4년 감사예배와 찬양 콘서트를 열었다.

조우석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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