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도로설계 고친 공무원에 감사원서 市에 표창추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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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 지방공무원이 잘못된 도로설계를 고쳐 낭비될 뻔 했던 예산 80억여원을 건저냈다.

전북 전주시 도로과에 근무하는 신학술(申學述.50.토목직 7급.사진)씨가 그 주인공. 申씨는 지난해 말 감사원이 전주시 감사 때 예산 절감 모범 사례로 꼽아 시에 표창을 추천, 다음달초 있을 직원 조회에서 상을 받게 됐다.

申씨의 아이디어는 신설되는 도로 높이를 인접한 택지개발예정지구와 연계해 낮추는 것으로 누구나 꼼꼼히 따져보면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이었다.

申씨는 지난해 9월 완산구 서신동 마전교~효자동 공원묘지 1㎞구간 도로공사를 감독하면서 인접한 삼천의 홍수위(洪水位)가 4m인데도로 높이는 평균 7m로 설계된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이 도로가 오는 11월 착공할 서부신시가지 안에 있어 원래의 설계대로 공사할 경우 신시가지 지역도 흙을 쏟아부어 지대를 높여야 할 판이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간파한 申씨는 간부들을 집요하게 설득해 도로 높이를 3m 낮추도록 만들었다.

이 결과 도로와 신시가지의 성토량 70만㎥를 줄여 흙값과 운반.성토에 먹히는 80억여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게 됐다.

申씨는 "도로 설계도를 면밀하게 살펴본 게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와 기쁘다" 며 "토목 분야의 지식.경험을 웬만큼 가지고 있으면 금방 눈에 들어오는 문제였다" 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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