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팔공산길 행락객들 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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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회사원 김병기(41.대구시 산격동)씨는 20일 가족들과 팔공산 나들이에 나섰다가 승용차 백미러가 깨지는 사고를 당했다.

동구 지묘동에서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하지 못하는 바람에 백미러가 서로 부딪혀서였다.

金씨는 "길이 너무 좁아 이 곳을 지날 때마다 짜증이 난다" 며 "차량통행량이 이렇게 많은데도 왜 도로를 넓히지 않는지 모르겠다" 고 말했다.

팔공산의 길목인 북구 연경동~동구 지묘동 사이 길이 너무 좁아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길이가 1.35㎞인 이 도로는 도심에서 팔공산으로 가는 지름길로 휴일이면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 정도로 통행량이 많다.

동구 대구공항 옆 도로와 칠곡군 동명쪽 도로도 있지만 이 도로가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길이어서 갈수록 이용 시민이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도로폭이 4~5m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승용차 두 대가 겨우 비켜다닐 정도여서 백미러가 부서지는 사고도 잦다.

이 때문에 행락철이나 휴일이 되면 차량이 3백~4백여m씩 밀려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김영태(37.상업.중구 삼덕동)씨는 "휴일만 되면 가족들과 팔공산을 찾지만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며 도로확장을 요구했다.

인근 주민들도 애를 먹긴 마찬가지. 차량이 줄지어 있는 바람에 리어카나 경운기를 몰고 다니기도 어렵다.

특히 도로 중간지점과 지묘동 삼거리옆 길은 직각에 가까운 급커브 구간이어서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민원이 잇따르자 동구청은 올해 10억원을 들여 너비 12m로 도로를 넓히기로 했다.

그러나 이 돈으론 확장할 수 있는 구간은 3백70m정도. 확장공사가 끝나더라도 병목현상으로 인한 교통체증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청 관계자는 "도로 확장에 36억원이 필요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쩔 수없이 특정 구간만 확장할 계획" 이라며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구간을 우선 확장해 교통난을 덜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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