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없는 놀이터 많다…전주·군산 80%가 설치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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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주부 김모(33.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씨는 며칠 전 자녀들과 함께 인근 놀이터를 찾았다가 몹시 당황했다.

딸(7)이 급하다며 발을 동동 굴러 화장실을 찾았지만 놀이터 안에는 마땅한 장소가 눈에 띠지 않았다.

바로 옆에 유치원이 있었지만 문이 닫혀 있는데다 남의 집을 찾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5백여m 떨어진 집으로 급히 돌아왔지만 딸은 이미 옷에 실례를 해버린 뒤였다.

金씨는 "8백여평의 놀이터에 화장실이 없다니 이해가 안된다" 고 말했다.

대다수 어린이공원(놀이터)에 화장실이 없어 이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21일 전주시에 따르면 신규 택지개발지구가 늘면서 어린이놀이터도 덩달아 늘어나 현재 91개에 이르지만 80% 가까운 70곳에 화장실이 없다.

군산시도 전체 놀이터 45개 가운데 27곳에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이처럼 공원에 화장실이 없다 보니 이용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장소를 골라 노상 방뇨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전주시 서신동이나 아중.효자동 등 최근에 조성?택지지구 내 놀이터는 태반이 화장실 없이 만들어져 주민 편의를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 토지구획정리법상 놀이터(공원)는 신규 택지 면적의 6%를 할애하되 4백50평 이상 규모로 만들도록 되어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놀이터가 불결해질 우려가 있어 따로 화장실을 만들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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