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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GO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제목부터 명령형이다.

영어로 'GO' . 멈추지 말고 도망치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내빼라' 가 영화 줄거리와 어울릴 듯하다.

하릴없이 빈둥대는 청춘의 일상을 담은 코미디 영화 '스윙어스(Swingers.1996년)' 로 주목받았던 미국의 신예감독 더그 라이먼이 연출.촬영을 맡았다.

그는 이번에도 현대의 젊은이에게 도전했다. 전작과 비슷하게 폭소와 모험이 넘실대는 오락영화다. 어쩌면 무책임하고, 어쩌면 좌충우돌하는 신세대의 초상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된다. 주인공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형 슈퍼마켓에 모인 남녀 5명. 방세가 없어 거리로 쫓겨날 신세가 된 슈퍼마켓 점원 로나가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어설픈 강도질 첫번째 부분. 이어 그의 친구 사이먼이 라스베이거스로 놀러가 하룻밤 새 도박.섹스.총기사고 등을 벌이는 모험담이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사의 마수에 걸려 피라미드 조직의 판매원으로 전락한 TV스타 애덤과 잭이 한바탕 폭소극을 연출한다.

이 세가지 에피소드가 맞물리면서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오직 현재에만 매달리는 미국 신세대의 문화를 전달하고 있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이들을 귀여운 인물로 창조해낸 감독의 시선에서 따뜻한 인간애를 느끼게 된다. 'GO' 라는 제목대로 관객도 별다른 부담없이 즐기면 된다.

감독은 "젊음이 에너지가 이 영화의 무기" 라고 말한다.

1999년 작. 18세 관람가. 26일 개봉.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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