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모자란 강남일대 원룸식 다세대·다가구짓기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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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서울시내 자투리땅 개발이 다시 활기다. 전셋집이 모자라면서 원룸주택수요가 크게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이 몰리는 강남 일대는 젊은 층 수요를 겨냥, 단독주택을 허물고 원룸형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짓는 땅주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서울시건축사협회가 집계한 다세대주택 설계도서 접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7건 6천4평이던 것이 12월 77건 1만2천3백평, 1월 50건 9천2백평으로 부쩍 늘었다.

또 강남구청의 다가구주택 신축 허가면적도 지난해 11월 1천1백74평에서 올 1월 2천7백67평으로 급증했다.

◇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다가구를 지을까 다세대를 지을까 고민하는 지주들이 많다. 구조와 임대형태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다세대와 다가구주택은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다세대주택의 경우 임대주택 사업을 벌이다 5년 뒤 팔면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가구별로 분리 등기되는 것도 세입자들에겐 유리한 점이다. 그렇다고 다가구보다 임대료가 더 비싸진 않다.

다가구주택은 몇 가구로 꾸미든 1채의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양도세 면제혜택이 없다. 다세대보다 1층 낮은 3층까지만 허용되는 것도 단점. 반면 임대소득이 노출되지 않아 이 형태를 좋아하는 지주들도 많다.

다세대든 다가구든 세입자들의 끊임없는 보수.수리 요구에서 벗어나려면 건축주가 꼭대기 층에 거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제시한다.

◇ 어디가 유리하나〓전문가들은 "원룸주택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는 특수 지역에 한정되는 현상" 이라며 "강남에서는 삼성.대치.역삼.서초동 등이 바람직하며 강북에서는 신촌.회기동 등 대학촌 일대가 유망하다" 고 전했다.

임대수요나 임대시세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원룸사업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것.

이를 감안하면 건축비 대비 1.3배의 임대료를 확보해야 한다. 1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갔다면 전세 기준으로 최소 1억3천만원은 받아야 채산성이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대상 지역의 임대시세가 전세 기준 평당 3백만원은 넘어야 건축비도 빼고 투자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제시한다.

임대 수요 끌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역세권이라고 본다면 전철역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가 이상적인 사업부지다. 혼잡스럽지 않으면서 역세권이 지닌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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