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 김상현·조순 의원 '공천행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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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상현(金相賢.서울 서대문갑)고문이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14일 하루만 해도 물갈이 대상자들의 설득작업을 맡고 있는 권노갑(權魯甲)고문을 비롯해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이 金고문을 만나 불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까지 이날 金고문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金고문은 오히려 이들에게 "대통령에게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는 인사들이 있다" 며 "정치인생을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마감하진 않을 것" 이라며 버티고 있다.

지난 8일 權고문과 만난 金고문은 "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고 주장해 제3의 여론조사기관에 재조사를 의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재조사 결과가 金고문에게 다소 유리하게 나타나는 바람에 金고문의 반발은 더욱 거센 상황이다.

더구나 15일 호남지역 물갈이 폭이 당초보다 줄고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등의 구제설이 나돌자 金고문측은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총선 후를 염두에 둔 '표적 낙천' 이 아니냐는 것이다. 金고문의 거취문제는 이제 그와 당 지도부의 힘겨루기 양상마저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 조순(趙淳)명예총재가 '지역구 방황' 을 끝냈다. 15일 정치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 그는 지난달 말 지역구인 강릉을 포기했다.

趙명예총재는 이날 중국음식점 하림각(구기동)에서 홍사덕(洪思德)선거대책위원장과 정인봉(鄭寅鳳)종로지구당위원장.남상해(南相海.하림각 사장)종로 공천 신청자 등과 만나 추대 형식으로 출마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趙명예총재는 민주당 이종찬(李鍾贊)전 국가정보원장과 한판 승부를 가리게 됐다.

趙명예총재는 "그동안 당의 방침과 의지가 모아지면서 출마 권유를 계속 받았지만 정인봉 현 위원장에게 인간적으로 미안해 결심하지 못했다" 며 "그러나 鄭위원장이 자진해 문제를 풀어줘 출마하게 됐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鄭위원장도 "趙명예총재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洪위원장은 "종로는 전통적으로 총선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며 "우리 당이 취약한 서울 강북지역에서 종로를 중심으로 벨트를 형성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 라고 강조했다.

洪위원장은 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수도권에 야당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趙명예총재가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 고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건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희·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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