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권'이 일어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18일 열리는 이란 총선에 많은 여성 후보들이 출마해 ▶남성과의 평등권▶자녀에 대한 어머니들의 권리 확대▶강제 결혼 폐지▶남녀 임금 차별금지 등 사회.법률적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어 귀추가 주목된다.

자바드 가디미-자케르 내무부 선거관리국장은 13일 2백90석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 5천8백24명이 출마했으며 이중 7.2%인 4백24명이 여성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 테헤란의 경우 입후보자 8백60명 가운데 여성이 1백25명이다.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이란참여전선' 의 후보로는 선봉적인 여권신장 운동가 5명이 나섰다. 이들은 현행 남녀 차별을 철폐하고 이란 회교혁명 이후 정치 결정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억제해온 장애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997년 취임한 하타미 대통령은 여성의 정계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최근 이슬람 사회에서는 이례적으로 공식 석상에 부인을 대동하기도 했다.

개혁파 여성후보 중 한명인 파테메 하키카트-주 후보는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 약속이 지지를 받아야 하며 이것만이 젊은이들과 국가의 장래를 확보해주는 유일한 길" 이라면서 "남녀간의 진정한 성적 평등권을 지지한다" 고 말했다.

가장 인기있는 이란 종교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고(故)아야톨라 마무드 탈라카니의 딸인 바히데 탈라카니 후보는 "지금까지 여성의 권리와 감성은 이란에서 무시됐다" 면서 "이를 회복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역할이며 의무" 라고 주장했다.

이란의 여성 규제는 걸프지역의 다른 아랍국가들에 비해서는 약한 편이지만 79년 이후 시행되고 있는 이슬람법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의 감독을 받아야 하며 엄격한 복장을 지켜야 한다. [카이로〓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