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자민련 '충청 혈전' 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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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충남 논산-금산 출마를 선언했다. 논산은 그의 고향이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민련과의 연합공천은)이미 지나간 얘기" 라고 못박았다. 그리곤 "충청이 특정 정당의 텃밭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고 주장했다. JP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 로 정치권에선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그동안 李위원장의 충청권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해왔다. 선대위원장의 충청권 출마는 공동여당간 선거공조 포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런 점에서 그의 출마 선언은 자민련과 결별하겠다는 의사표시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당직자는 "李위원장은 'DJ 이후' 에 대권 도전에 다시 나서기 위해선 JP의 기반을 공략,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출마를 결심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자민련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3당 각개약진의 4.13 총선 구도는 굳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JP 아성 공략은 자민련이 생각한 것보다 규모가 크다. 박병석(朴炳錫)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대전 서갑 후보로 나섰고, 대전 유성의 경우 사표를 낸 송석찬(宋錫贊)전 구청장의 공천이 확정됐다.

또 충북 충주에 이원성(李源性)전 대검 차장을 내보내기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 李위원장 측근 인사들을 대전.충북의 전략지역에 대거 출마시킨다는 복안이다.

李위원장을 중심으로 논산-대전-충주로 이어지는 충청권 벨트를 형성, 자민련과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민주당은 李위원장의 출마를 계기로 충청권 바람몰이에 나설 경우 적잖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충청권 지역에 후보를 내는 것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충청 출신 인사 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심지어 비례대표로 검토됐던 인사들까지 수도권에 대입,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가 유력했던 충북 청주 출신의 이준(李俊)전 한국통신 사장을 서울 구로갑에 출마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벤처기업가인 이승엽(李承燁.충북 영동 출신)부대변인도 서울 동작갑으로의 전진 배치가 유력한 상태다.

李위원장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충청 격전 결과는 선거 후 펼쳐질 정국 지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박승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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