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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딩스쿨 유학 가려면

중앙일보

입력


조기유학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 예전엔 국내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부모가 경제력을 갖춘 학생들이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한 교두보로 일찌감치 유학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서울보딩스쿨박람회에 참가한 학교들 중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들을 소개한다.

유명 음악가들과 협연, 세계 공연 여행

프랑스에는 파리나무십자가, 오스트리아에는 빈소년합창단이 있다면, 미국엔 ‘아메리칸 보이콰이어 스쿨(American Boychoir School)’이 있다. 미국 뉴저지 주 프린스턴에 있는 이 학교는 미국 내 유일한 남학생 합창단 주니어 보딩스쿨이다. 우리나라 초등 고학년~중2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4~8학년 소년 50여명이 재학 중이며 한국 학생은 2명이다.

이들은 연중 3개월 동안 미국 전역과 세계 각국으로 순회공연을 다닌다. 제임스 레바인,폴 매카트니, 요요마 등 유명 음악가들과 공연하며 백악관 초빙 공연도 가질 정도.

졸업생은 이 같은 체험과 교육 특색을 내세워 필립스엑스터·로렌스빌 등 명문학교로 진학한다. 로버트 런드(Robert Rund) 교장은 “공연 이동 중에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스쿨버스를 교실로 개조했다”며 “순회공연 중엔 교사 4~5명이 동행하며 사전에 제작된 개인별 맞춤형 학습자료로 수업한다”고 설명했다.

학비가 연 2만8000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나머지는 순회공연 수익금으로 채우기 때문. 기본음정·청음·화음을 심사하고 면접을 봐 학생을 선발한다. 수라벨라 파비안(Surabela Fabian)입학관리처장은 “공연여행을 견딜 수 있는 자아관리력과 성숙도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

영어 글쓰기와 창의 사고력 키워

인문학 분야 공부에 관심이 많다면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기독학교인 ‘와이오밍 세미너리 스쿨(Wyoming Seminary School)’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을 읽고 쓰고 비판하는 수업으로 창의적·비판적 영어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강점이다. 관련 수업만 45개로 관심사별로 선택할 수 있다. 불어·라틴어·스페인어·러시아어 등 외국어 심화수업도 잘 짜여져 있다.

이 학교는 AP강좌(대학과목 선이수)가 우수한 대표적인 프렙스쿨(대학진학 준비학교)이다. 2006~2009년 졸업생의 31%가 아이비리그에, 26%가 시라큐스 등 아이비리그에 준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학비는 3만9350달러(기숙학비 포함)며 ESL(제2언어로서 영어 교육) 비용은 무료다. 한국학생 지원자는 해마다 60~70명이며, 이 중 4~6명만 합격한다. 학교측에서 한국학생을 14명 정도로 유지하려 하기 때문. 존 아이덤(John Eidam) 입학처장은 “국가·사회경제·특기적성 등 학생들의 출신배경을 다양화해 서로 다른 생각과 문화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선발전형 때 학생의 포트폴리오보다 특기·관심사에 비중을 둔다. 면접 때 ‘네가 대통령이라면 국가가 당면한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식으로 물어 영어능력과 사고력을 심사한다.

대학 교수 지도로 수업, 전공실력 높여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전공 실력을 연마하는 학교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뉴욕주 트로이에 있는 미국 동부 명문 여학교 ‘엠마 윌라드 스쿨(Emma Willard School)’이다. 11학년까지 이수한 학생들은 12학년부터 독립학습(Independent Study)을 시작한다.

공부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교사와 일대일로 수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물리학을 고른 학생이 인근 렌셀러 공과대(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 물리학과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개인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학교는 독립학습방식을 ‘실습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어 수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중국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가르치는 식이다. 19개국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 가운데 한국학생이 7%인 23명으로 가장 많다. 학비는 3만9550달러(기숙학비 포함). 46%인 141명이 장학금으로 재정보조를 받는다. 이 학생들의 평균 장학금은 2만9622달러에 이른다. 제프리 필그림(Jeffery Pilgrim) 입학처장은 “운동·클럽·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선호한다”며 “SSAT와 TOEFL을 반영하며 입학생의 토플 평균은 90점을 웃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조기유학 전문가들은 미국대학 진학 교두보로 보딩스쿨을 고를 땐 학교측과의 상담을 통해 학생의 특기적성에 맞는 곳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합창연습을 준비하고 있는 아메리칸 보이콰이어 스쿨 학생들.

[사진제공= 아메리칸 보이콰이어 스쿨]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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