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흐름] 순풍에 돛단 첨단株 '인플레 폭풍'이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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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이번 주 뉴욕증시는 첨단기술주의 상승세가 계속 탄탄대로를 질주할 것인지, 아니면 인플레 징후에 발목을 잡혀 주춤거릴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월가에서는 일단 전자 쪽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첨단기술주 투자패턴이 실적 위주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잘 나가는 주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사가 오는 9일 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며, 델컴퓨터와 MCI월드컴 등의 실적 발표도 이번 주 중으로 예정돼 있다.

프루덴셜 증권의 시장분석가 래리 와치텔은 "이번 주 장세를 뒤흔들 악재는 없다" 며 "금리인상이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던 데다가 이익실현이라는 호재가 있어 이번 주 장세는 계속 쾌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산출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3백75종목의 지난 4분기 평균수익률이 당초 예상치 17%보다 높은 21.3%로 발표된 것도 호재다.

그러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경제지표상 월가 안팎에 인플레 우려 심리가 팽배해 있어 예상 외의 급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주말 미국의 실업률이 30년 이래 최저치였다는 발표가 경계심리를 발동시켰다.

1월 중 미국에서는 38만7천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으며, 실업률은 4.0%까지 떨어졌다.

다우 지수의 하락, 나스닥 지수의 상승 등 교차장세도 뉴욕 증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캐나다 증시의 TSE300지수는 지난주말 314.81포인트가 오르면서 9, 209.20으로 마감했다.

캐나다 증시의 이같은 기록적인 상승세는 이번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브라질 보베스파 증시도 미국의 금리 인상폭이 당초 예상치인 0.25%포인트를 벗어나지 않은 데 안도, 지난주말 주가지수가 2.72%나 뛰어올랐다.

일본 증시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닛케이 지수가 4일 오전 장 한때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20, 000엔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나스닥 지수가 나흘 연속으로 상승한데다 엔화 가치도 달러당 1백7엔대를 유지, 투자가들의 매입을 부추겼다.

3월말 결산하는 반도체·휴대폰 관련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주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의 FTSE 100지수는 영국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소식에 따라 139.35포인트 하락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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