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자동차 업체들 중국 시장 선점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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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베이징(중국)〓이용택 기자]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2010년께 자동차 보유대수가 5천만대로 중국에도 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일본에 이어 3대 시장이 될 중국을 선점하기 위해 벌써부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 급증하는 중국 자동차 수요〓베이징 거주 중국교포 황화민씨는 "베이징 거리의 자동차가 최근 2~3년 사이 20%이상 늘어나 시내 주요도로가 하루종일 막힌다" 고 말했다. 베이징하면 연상되던 자전거 행렬도 자동차에 휩싸여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의 자동차 증가세는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1998년 9월 주요 은행에 자동차 관련 할부금융을 허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대자동차 베이징사무소 박용환 소장은 "베이징의 고소득층이라도 연간 소득이 6천달러(약 7백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1만1천달러(약 1천2백만원)선인 소형차를 18개월내지 최장 3년까지의 할부로 사고 있다" 고 말했다.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소형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본 후지중공업의 광저우(廣州)자동차가 렉스 신모델을,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출자한 베이징(北京)자동차가 체로키 저가형 모델 '순도' (順途)를, 푸조의 둥펑(東風)자동차가 '소공자' (小工子)를 내놓는 등 4~5개 신모델이 나왔다.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이 즐겨 찾는 소형차 판매대수는 94년 7만8천대에서 98년에 14만3천대로 1.8배 늘어났고 지난해에도 15%가량 증가했다" 고 말했다.

◇ 빨라지는 세계 메이커 진출〓지난해말 일본 도요타가 텐진(天津)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신청서를 중국 정부에 제출했다. 텐진에서 가동중인 25개 부품공장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도 97년 '상하이지엠' 을 만든 뒤 지난해 4월부터 뷰익(3천㏄)생산에 들어가 6개월만에 1만대를 팔았다. 여기에 현대.기아자동차가 현재 2만대 생산규모인 옌청 기아-웨다 공장을 30만대 규모로 키워 경쟁 대열에 뛰어들기로 했다.

중국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한 곳은 독일 폴크스바겐으로 중국내 두 곳에 합자회사를 갖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 푸조.다임러크라이슬러.혼다.스즈끼.다이하츠.후지중공업 등이 합자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외국 자동차 메이커가 단독으로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억제한 채 중국 회사와 합자(合資)한 형태로 3개 대형업체와 3개 중소규모 업체.2개 소규모 기업을 유지하는 이른바 '3대3소2미' (3大3小2微) 정책을 유지해왔다.

◇ 중국 자동차시장 전망〓중국 정부는 오는 2010년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지난해말(1천6백만대)의 3.5배인 5천만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판매대수도 5백50만대에 이르리란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내수 판매가 2010년께 3백만대 수준(승용차 1백50만대)으로 예상했다. 독일의 경제전망기관인 DRI는 2004년에 2백64만대, 2010년에 3백9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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