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속담사전 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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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땅에 고뭄 들민 바당에도 고뭄 든다. " (땅에 가뭄이 들면 바다에도 가뭄이 든다〓뭍과 바다의 기후는 같다는 뜻)

"금승몽생이 갈기 웨우 질지 노다 질지 모른다. " (1년생 망아지 갈기가 왼쪽으로 구부러질지 오른쪽으로 구부러질지 모른다〓결과를 보기 전에 섣부른 속단을 삼가라는 뜻)

제주사람 조차 낯설은 제주특유의 사투리 속담을 모은 '제주도속담사전' 이 발간됐다. 제주교대 속담연구회가 20여년간의 자료수집을 거쳐 집필했다.

제주도는 28일 제주 선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면서 생활의 지혜와 교훈을 담은 이 사전을 발간했다. 제주특유의 속담문구와 해설, 그 용례 등을 집대성한 제주속담 백과다.

1986년 국내 속담을 묶어 내 놓은 '속담사전' (이기문 지음) 이후 지방사투리 속담만으로 만들어진 사전은 '제주속담사전' 이 처음이다.

4백74쪽의 사전은 제주교대 속담연구회 고재환(高在煥)교수팀이 지난 78년부터 20여년간 수집.분석해온 1천2백여개의 속담을 표준어로 풀어놓은 뒤 해설을 붙였다.

高교수는 "제주어는 방언.설화.민요와 더불어 제주나름의 독자성과 특이성을 갖고 있는 유산" 이라면서 "제주어로 만들어진 속담의 본뜻과 교훈을 알리고자 사전을 만들었다" 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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