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선수 이탈…팬들 가세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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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문제가 가입선수들의 이탈과 야구팬들의 가세 등으로 혼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수협에 가입했던 김응국.공필성 등 롯데 14명은 28일 구단측에 선수협 탈퇴서를 전달한 뒤 예정보다 5일 앞서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로 출발했다.

이들의 전격 탈퇴로 선수협에 가입했던 롯데선수 16명 가운데 마해영과 박정태 등 2명만 남았다.

박정태는 "구단 관계자의 회유와 설득에 인간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아직 연락은 못받았지만 이해한다. 사정이 좋아지면 다시 가입할 것으로 믿는다" 며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두산 정수근 등 3명도 구단에 탈퇴서를 제출하고 하와이 전지훈련에 참가했으며 쌍방울 선수들도 최태원을 제외한 20명 전원이 탈퇴하기로 결정, 선수협 가입선수는 지난 23일 1백30여명에서 3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서자 PC통신 야구동호회원 모임인 '팬들의 선물' 은 29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한국야구위원회(KBO) 앞에서 선수협 지지 서諮諍염?함께 강남역까지 가두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팬들의 선물' 신종학(회사원) 공동대표는 "컴퓨터 통신 상에서의 대국민 홍보에 한계를 느껴 거리로 나설 것을 결정했다" 며 "KBO 관계자와의 면匙?요청해 놓은 상태" 라고 말했다.

이날 가두시위에는 대략 3백여명의 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후 1시부터는 강남역까지 행진을 벌인 뒤 지지서명과 함께 선수협 가입선수들의 사인회도 함께 할 계획이다. 이들의 거리진출은 30일 명동에서도 계속된다.

반전을 노리는 야구팬들의 바람몰이는 지방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박정태(롯데)후원회에 소속된 1천여명은 30일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에 모여 부산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지지서명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팬들의 선물' 은 이같은 열기를 대구.대전 등 전국으로 확산시켜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그동안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지 않은 KBO도 반격에 나섰다. 더 이상 입을 다물었다가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여론의 공세를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우선 KBO는 29일자 스포츠전문지에 '프로야구를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이란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고 "구단마다 협의체 성격의 상조회가 있고 제3세력에 의해 조종당하는 선수협에는 일부 선수들만이 가입해 있으며 전체 스포츠의 혼란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며 선수협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심재우.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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