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날의 화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다목적 공간의 명칭인 ‘우리금융아트홀’의 이름 값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우리금융지주가 건물 리모델링 비용의 일부인 30억원을 후원하고 공연장명 사용 허가를 따냈는데 그 액수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1년 이름 값 1억5000만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한편으론 우리 기업 이름을 장기간 노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문제는 계약 액수였다. ‘우리금융아트홀’이란 명칭은 20년간 쓰기로 계약했다. 30억원을 들여 20년 계약을 했으니 1년에 1억5000만원을 내고 극장 이름에 상호를 달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문화계 인사들 가운데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나왔다. “역도경기장의 운영권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너무 싼값에 아트홀 명칭 사용권을 내줬다”는 것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진흥공단이 127억원을 쓰고, 우리금융지주가 30억원을 냈는데 이름은 ‘우리금융아트홀’이다. 서로 바뀐 건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진흥공단은 “우리나라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최종호 경영팀장은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공연장의 가치를 다각도로 평가했다. 좌석 수 등을 고려한 시장 가치는 20년간 62억원으로 나왔다. 이를 현재 일시불 비용으로 환산하면 30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액수를 갖고 국내 54개 대기업과 접촉했으나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런 계약자가 나온 게 다행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수백만 달러
#경제적 타당성 연구 필요
우리나라엔 기업 이름을 단 스포츠 경기장이 없다. 공연장은 2006년 ‘멜론-AX홀’이 효시다. SK텔레콤는 자체 음악 사이트 ‘멜론’의 대표성을 더욱 다지려고 기존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과 연계했다. 이후 기업은행과 공연 점프, 국민은행과 국립극장이 계약했다. ‘우리금융아트홀’은 대규모 계약으론 네 번째다.
최근 국내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공연장 명칭 가치에 대한 내부 보고서를 통해 “1500석 이상 공연장의 경우 미디어 노출 빈도 7억원, 옥외 광고 3억원 등 1년간 약 15억원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추정했다.
최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