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선이용 공업폐수처리 기술-삼성重, 세계 첫 상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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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전자선을 이용해, 분해하기 어려운 각종 공업용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삼성중공업은 24일 기존의 폐수처리 기술로는 분해가 잘 되지 않는 산업.화학.중금속 폐수를 전자분해 형식으로 정화할 수 있는 폐수처리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1993년 전자가속기를 이용한 염색폐수 처리기술을 개발, 96년부터 대구 염색공단내 설비를 통해 4년동안 시험가동한 결과 최근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인 하루 1천t 이상의 폐수처리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빛의 속도로 가속된 전자를 폐수 속에 분사, 강력한 에너지를 발생시킨 뒤 화학반응을 통해 폐수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간 결합을 파괴한 다음 기존 물질과 전혀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는 원리가 적용됐다고 삼성은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 기술과 달리 약품 투입이 거의 없고 처리공정도 간편해 비용이 65% 정도 절감되며 화학적.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부유물질 등 수질 오염도를 90%이상 제거할 수 있다고 삼성중공업은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한범수(韓範壽)수석연구원은 "이 기술은 많은 폐수를 발생시키는 섬유.반도체.제지 공장 등의 폐수 처리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며 "앞으로 이 기술의 해외수출 등을 통해 2005년까지 5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삼성중공업의 연구 성과를 인정, 중수(重水)처리용으로 상업화할 때 플랜트 건설을 지원해 주기로 한 가운데 승인 심사 중이라고 삼성측은 덧붙였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이면주(李冕周)박사는 "20여년전부터 IAEA가 주관해 수질정화 시설을 개발해 왔으나 경제성에 문제가 있어 성공하지 못했다" 며 "삼성중공업의 이번 성공은 기존 폐수처리 기술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으며 산업폐수 처리의 기술수준을 한 단계 올린 것" 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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