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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與2野로 가는 가…JP "과욕이 불행좌초" 비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민주당에 대해 비판수위를 높여오던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 명예총재가 21일 기어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金대통령이 자민련쪽에 '내각제가 살아 있다' 고 구두통보를 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서명을 해도 지키지 않는데 말로 하는 걸 누가 믿나" 라고 받아쳤다.

내각제 약속이 무망(無望)하다고 생각되면 공동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발언이다.

신보수주의를 지향한다는 비운동권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모임에서다.

그는 대통령제를 "5년 임기 동안 혁명을 하기 전에는 건드릴 수 없는 무소불위의 제도" 라고 비판했다.

"(집권)3, 4년째가 되면 터무니없는 과욕을 부려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을 자초했었다" 고도 했다.

JP가 돌아온 요즘의 자민련은 마치 야당 같다.

박태준(朴泰俊)총리가 총재로 있을 땐 청와대와 국민회의쪽을 비난하는 주장이 나와도 朴총리가 적절히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나 JP는 딴판이다.

오히려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정권을 비판하도록 내모는 인상이다.

청와대는 별 반응이 없다.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내각제 유보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 때문이었다" 며 "JP 스스로 유보에 합의해놓고 이제 와 딴소리를 할 수 있느냐" 고 언짢아했다.

대체로 "총선에서 충청도 사정이 어려운 JP가 전략상 불가피하게 몽니(거친 심술)를 부리는 것" 이라는 시각이다.

따라서 언제든지 관계복원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쪽도 같은 시각이다.

한나라당과 일대 전쟁을 치러야 하는 판에 자민련 문제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자민련이 강력히 원하는 수도권 연합공천에 대해서도 별로 응할 마음이 없는 듯하다.

"당선 가능성, 후보 경쟁력 등에서 상대가 안되는데 어떻게 후보를 양보하겠느냐" 는 얘기다.

자민련 관계자는 "충청 출신 유권자들을 화나게 하면 민주당이 큰 어려움에 처할 것" 이라며 "지금의 틀어진 관계가 총선이 임박하면 어떻게 발전될지 모른다" 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선거판이 1여(與)-2야(野)구도로 바뀔지 모른다" 는 얘기까지도 나온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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