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2점뿐이야? 4쿼터서 무너진 전자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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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점수 2-21.

전자랜드 서장훈(오른쪽)이 동부 윌킨슨과 몸싸움을 벌이며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서장훈은 11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인천=김민규 기자]

대책이 없다. 전자랜드가 또 졌다. 10연패째다. 전자랜드는 10일 홈인 인천에서 동부에 69-76으로 역전패했다. 전자랜드가 마지막으로 이긴 건 지난달 18일 오리온스전이다. 이번 시즌 유일한 승리이기도 하다. 1승11패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경기 전 유도훈 전자랜드 코치는 “서장훈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연패에서 벗어나자고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3쿼터까지는 잘 나갔다. 운도 좋았다. 성공률 58%에 이르는 3점포를 앞세워 동부를 압도했다. 19개를 던져 11개가 림을 갈랐다. 반면 동부는 3쿼터까지 3점슛을 12개 시도해 3개 넣는 데 그쳤다. 3쿼터까지 전자랜드는 67-55로 동부에 앞섰다. 이런 팀이 왜 9연패를 당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만큼 전자랜드는 잘 했다.

하지만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4쿼터에 전자랜드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3점슛 7개가 모두 실패했다. 공격 조직력은 흐트러졌고 몸을 날리던 수비도 사라졌다. 반면 동부는 챈들러(26점)를 앞세워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4쿼터 6분을 남기고 챈들러의 3점슛으로 동부가 67-64로 턱밑까지 추격하자 전자랜드는 스스로 무너졌다. 외곽에서 의미 없는 패스를 돌리다 실책을 연발했고 동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경기 종료 4분15초를 남기고 챈들러의 골밑 돌파로 동부는 68-67로 역전에 성공했다.

스트레스 과다로 입원 중인 박종천 감독 대신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유도훈 코치는 벤치로 불러들였던 서장훈을 투입해 위기탈출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경기 흐름은 동부로 완전히 기운 뒤였다. 오히려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으로 한 쿼터 무득점의 수모를 당할 뻔했다.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1분22초를 남기고 맥카스킬(6점)이 자유투로 2점을 보태며 간신히 대망신은 면했다.

동부의 승리로 끝나자 서장훈은 무언가에 화가 난 듯 유도훈 감독대행보다 앞서 라커룸으로 향했다. 김성철 등 다른 선수들도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났다.

한편 KCC는 전주 홈에서 LG를 95-66으로 대파했다. KCC는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7승4패로 4위가 됐고 2연패한 LG는 8승4패로 3위로 떨어졌다. KCC는 강병현이 득점 랭킹 1위인 LG 문태영(6득점)을 잘 맡았다. KCC는 전반 30-18로 앞섰고 3쿼터 5분 하승진의 블록슛을 브랜드가 덩크슛으로 연결해 62-36, 26점차로 앞서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점수차가 벌어지자 문태영을 벤치에 불러들여 쉬게 했다. KCC의 하승진은 19득점·11리바운드, 강병현은 13득점·4어시스트, 전태풍은 11득점·7어시스트를 했다.

성호준 기자, 인천=김종력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프로농구 전적(10일)

▶전주

KCC(7승4패) 95-66 LG(8승4패)

▶인천

동부(8승3패) 76-69 전자랜드(1승1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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