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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단독주택 "TV가 안보여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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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산 신도시 일산4동 26블럭 단독주택에 사는 金은현(32.회사원)씨는 TV만 켜면 울화통이 치민다.

옥외안테나까지 설치했지만 단 1개의 공중파 방송만 겨우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방송은 화면이 흐릿해 도저히 시청할 수 없는 상태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매월 2천5백원의 시청료가 전기료 고지서에 통합부과되는 바람에 내지 않아도될 시청료를 물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일산신도시 일산4동.장항동.백석동 일대 단독주택 3천5백여가구 대부분이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일산4동 27블럭에 사는 金모(47)씨는 "아이들 눈이 나빠져 지역 케이블방송에 가입해서라도 난시청을 해결하려 했지만 기초시설(인프라)이 안돼 있다" 며 "초고속 정보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고 불평했다.

이런 가운데 고층아파트 숲으로 둘러쌓여 난시청 지역으로 꼽혔던 일산 대화동.마두동 일대 단독주택 5천9백가구는 지난해 1월부터 한국방송공사로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난시청 해소책 마련시까지 한시적으로 시청료를 면제받는 일마저 생겼다.

장항동 주민 金태원(45.회사원)씨는 "계획도시인 일산신도시가 제대로 계획됐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며 "피해 가구에 대한 추가 시청료 면제, 유선방송및 지역 케이블방송망 연결조치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일산 백석동 7, 8, 12, 13블럭 일대의 단독주택지나 일산신도시 인근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일대 주택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행신동 무원마을 단독주택 주민 유성민(37.주부.공무원)씨는 "지난해 2월 이사와 보니 TV가 나오지 않아 무척 당황했다" 며 "그렇다고 직무상 TV를 보지 않을 수도 없어 매월 4천원의 이용료를 물고 유선방송을 통해 TV를 보고 있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비해 일산신도시와 화정.행신.성사.탄현 등 고양시 지역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서는 공청안테나를 설치, 난시청을 해소하고 있다.

한국방송공사 의정부사업국 金길용(50)기술과장은 "일산신도시 단독택지 지역은 인근 고층아파트 숲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전파방해를 받아 난시청인 경우가 대부분"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머지 일산신도시 등지의 난시청은 건물자체의 결함 또는 안테나 설치 잘못 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며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나가 전파측정 등을 통해 지형적 또는 인위적 장애 여부를 가릴 방침" 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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