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89] 자민련, 노장층 넘쳐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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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4일 오전 서울 마포 자민련 당사 지하강당. 자신을 따르는 전직 의원 등 88명의 입당식이 진행되는 자리에서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은 "당 내에 팽배한 패배주의를 잘 알고 있다" 고 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제1당을 꿈꿔야 한다. 공동정부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흐뭇한 표정으로 "총재(李대행을 지칭)를 받들어 목표를 이뤄나가자" 고 맞장구쳤다.

하지만 당직자들은 李대행의 원대한 포부를 그리 실감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행사가 끝난 뒤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JP 주변에 소장의원.젊은 여성들이 있도록 해야 하는데…" 라고 말끝을 흐렸다.

무엇보다 다른 당처럼 과감한 물갈이로 신진세력을 수혈하는 게 관건인데 공천 전권을 쥔 JP는 이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다" 는 얘기다.

한 소장의원은 "40대는 어린애로 취급하는 보수적 분위기 속에 JP와의 친분을 앞세워 눈도장을 찍으려고 몰려드는 '어른' 들이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고 불평했다.

이런 '노화(老化)이미지' 때문에 당이 표방하는 보수주의도 "과거를 지키려고만 하는 수구(守舊)주의에 불과하다" 는 비판을 받는다는 지적이다.

한 당직자는 "주창해온 건전보수나 신보수주의라는 용어도 추상적이어서 유권자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 며 "개혁적 보수나 합리적 보수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고 전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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