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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맨들 저마다 새 둥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20여년 동안 대우맨으로 일한 김연신 전 대우전자 이사 부장은 지난해말 중견 가구업체인 에넥스의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金상무는 대우조선에 입사해 잔뼈가 굵은 뒤 1년6개월 전 대우전자로 옮겨와 국제금융.자금.구매관리 담당을 맡았다.

그는 미국 보스턴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 동기생의 홈페이지를 직접 운영할 정도로 신세대적인 감각을 갖고 있어 자신에게는 생소한 마케팅 분야를 자원해 에넥스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이같이 대우그룹의 좌초 이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둥지를 트는 대우맨들이 많다.

대우전자 배승엽 전 이사는 지난해 말 웅진코웨이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대우전자에서 인천공장 냉장고 공장장과 본사 인사.노무관리를 맡는 등 20년간 대우를 지켰었다.

이밖에 대우전자 임원 2~3명이 대우전자 공장의 금형.사출 부문을 분사해 맡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해와 회사측에서 적극 검토 중이다.

대우자동차 박건우 전 부사장도 지난해말 도요타 자동차 한국자판 고문 자리를 맡았다. 그는 1966년 대학 졸업 후 신진자동차에 입사해 대우자동차에서 수출담당 전무, 베네룩스 자동차 현지 판매법인 대표, 무역부문 부사장 겸 독일자판 대표를 맡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산 증인이다.

대우증권이 삼보증권을 인수, 국내 최대 증권사로 자리잡기 전인 70년대 중반 대우증권에 입사, 초고속 승진을 했던 대우증권의 황건호 전 부사장도 지난해 9월 한진투자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 ㈜대우 무역부문에선 전체 직원 1천4백50명 가운데 2백50명 가량이 새 삶을 찾아 나섰다.

차.과장급 직원들은 벤처기업으로 옮기거나 경험을 살려 오퍼상 등을 새로 차렸고, 대리급 이하 직원들은 비슷한 직종의 다른 대기업으로 옮긴 경우가 많다고 대우 관계자가 전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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