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체육특기생 비리 만연 전형제도 재고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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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체육특기자 대학입시 비리사건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충격적인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본다.

첫째, 교육부와 협회는 컴퓨터를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면서 '전국규모 대회 8강 이상' 에 든 선수만이 입학할 수 있다는 모호한 입학자격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 대신 게임별 출전이닝 또는 등판 횟수.방어율.타율 등을 협회가 데이터베이스화해 대입전형 심사자료로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대학에서는 지도력뿐만 아니라 도덕적 인품과 덕망이 충분히 검증된 감독을 영입하되 그 자격에 상응하는 정당한 신분 및 보수를 보장해야 한다. 그래야 이들이 본업에만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학원스포츠의 맹목적 프로 흉내내기를 경계해야 한다. 학생을 운동하는 기계로 만들어 가는 관행에서 탈피해 최소한의 학습과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들은 선수 이전에 학생 신분이기도 하다.

넷째, 선수나 학부모도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무조건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프로무대 대신 학교로 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승패 이전에 참가와 선의의 경쟁 자체에 의미를 두었던 스포츠정신이 요즘 절실하기만 한 때다.

윤승호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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