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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될 사람 다나서라" 여권 총출동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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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권이 4.13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큰 현직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의 '총 출동령' 을 내렸다. 때문에 장관 교체의 폭이 커지고, 개각 때 청와대 비서진도 함께 개편키로 했다.

이런 방침은 새천년 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꿀 국민회의쪽에서 집중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회의 고위당직자는 9일 "수도권(96석) 승리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청와대 김한길 정책기획수석과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 등을 출마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고 공개했다.

◇ 청와대 비서진〓수석비서관 4~5명이 지역구에 나설 전망이다. TV대담 진행자로 이름을 날린 김한길 수석은 과거 한차례 낙선 경험이 있는 동작갑이나 중산층 아파트 단지인 분당.일산 등 신도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출마한다.

광명갑 출신의 재선의원인 南宮수석은 청와대에 들어간지 두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전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총 동원령' 명단에 끼게 됐다.

당 관계자는 "새로 영입한 박병재(朴炳載)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역구 기반이 탄탄한 南宮수석이 확실한 카드라는 판단을 내렸다" 고 설명했다.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은 임복진(林福鎭)의원이 3선을 노리는 광주남구에 투입될 전망이다. 李수석은 경제부처 장관으로 나가길 바라지만 당내에선 호남지역의 물갈이 욕구를 충족시킬 대안으로 꼽고 있다.

광주에선 고재방(高在邦) 정책기획비서관(1급)이 지난주 북구갑(현의원 朴光泰)에 새천년 민주당 조직책을 신청했다.

이밖에 조규향(曺圭香) 교육문화수석이 부산쪽 출마를 권유받고 있으나 본인은 강력하게 고사하고 있다.

◇ 장관 출마〓7~8명이 지역구를 뛸 것으로 예상된다. 강봉균(康奉均) 재경부장관의 거취가 최대 관심거리다. 당 관계자는 "능력과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당선이 쉬운 호남에 내보내기엔 아쉽다" 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1석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공무원들이 많이 사는 과천-의왕이나 분당.일산에 출마시킬 움직임이다.

"정치와는 안 어울린다" 며 출마를 고사해왔던 康장관도 최근 "자의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 이라면서 '차출 가능성' 을 비추고 있다.

부안 출신인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은 선거구 통폐합으로 부안-고창이 합쳐질 것이 확실해 군산을의 강현욱(姜賢旭.무소속)의원과 맞붙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김대중대통령이 경제팀을 대폭 바꾸는 것에 부담을 느낄 경우 유임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남궁석(南宮晳) 정보통신부장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고향(용인)에서 인기가 높아 당 관계자들은 기대를 갖고 있다.

강원도지사를 역임했던 이상룡(李相龍) 노동부장관과 김기재(金杞載) 행자부장관은 각각 민주당.자민련 깃발을 달고 각각 홍천-홍성과 부산서구 출마를 권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고 출신인 정해주(鄭海□)국무조정실장 역시 산업자원부 시절부터 공을 들였던 통영-고성쪽에 자민련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자민련 몫으로 임명된 정상천(鄭相千) 해양수산부장관은 지역구보다 비례대표에 나가길 바라고 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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