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청소년을 과학·기술로 이끄는 매개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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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로봇올림피아드’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포스텍 이진수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모바일 로봇’을 작동시키고 있다. 이 로봇은 앞뒤, 좌우 모든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 이동이 편리하다. [포스텍 제공]

7일부터 이틀간 포스텍(포항공대)에서는 ‘2009 세계로봇올림피아드(WRO)’가 열린다. 전세계 초·중·고 학생들이 로봇으로 협동심을 기르고 과학을 체험하는 로봇올림픽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경북도와 포항시는 올림피아드를 통해 포항을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행사 유치에 참여하고 준비위원장을 맡은 포스텍 이진수(57·전자전기공학) 교수를 통해 그 의의와 로봇의 현주소 등을 들었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올림피아드는 창작과 경기 부문으로 나뉜다. 창작의 주제는 ‘예술가 로봇’이다. 학술대회가 두 차례 열리고 부대행사로 로봇페스티벌과 과학축제를 마련했다. 볼거리가 풍성할 것이다. 폐품으로 만든 로봇도 등장한다. 관람은 무료다.”

-초·중·고 학생 로봇올림피아드 개최는 어떤 의미가 있나.

“청소년은 로봇을 아주 좋아한다. 로봇은 이들을 과학·기술로 잇는 흥미로운 매개체다. 로봇과 어울리다 보면 과학·기계 등에 취미를 가질 수 있다. 이들이 로봇에 눈을 뜨면 연구로 이어지고 산업화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투자다. 또 전세계 학생들이 창작로봇을 영어로 설명하므로 국제적인 안목도 기를 수 있다.”

-신종 플루로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대회가 사흘에서 이틀로 축소됐다. 대학생이 참가하는 지능로봇경진대회도 신종 플루 때문에 취소됐다.”(주최 측은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행사장 입구에 열감지카메라 등 발열측정기를 비치하고 모든 관람객을 점검한다. 또 손세정제·마스크 등 예방의약품을 행사장에 비치하고 포항의료원엔 격리 병상도 마련했다)

-이번 대회를 유치하는 데도 앞장섰는데.

“2년 전이다. 필리핀과 경쟁이 치열했다. 우리는 경북도가 지원했지만 필리핀은 국가가 나섰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와 중국·일본·싱가폴 등 아시아 4개국이 주도해 만들었다. 점차 확대돼 그리스·우크라이나·볼리비아·멕시코 등이 가입했고 중동 국가들이 참여했다. 아시아가 많다. 여섯번째인 이번 대회에는 덴마크·독일 등 24개국이 참가한다.”

-로봇은 어디까지 진화했나.

“로봇은 공장에서 사람이 하는 지루하고 힘든 일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로봇은 사람이 하는 것은 다 한다. 특정 분야는 사람보다 뛰어나다. 청력은 사람의 10배 이상이다. 로봇이 여전히 따라가지 못하는 분야는 사람은 생각이 많고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센서가 발전하면 먼 미래에는 그런 능력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로봇 연구나 산업 수준은.

“전세계가 모두 걸음마 단계다. 가장 앞선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사람처럼 달리고 계단을 오르며, 자전거 타는 로봇까지 만들었다. 다음은 미국이고 한국은 3,4위쯤 될 것같다. 최근 들어 정부가 로봇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투자에 따라 순위가 앞설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 로봇 연구는 어디가 활발한가.

“아무래도 대학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다. 포스텍도 활발하다. 지능로봇은 무궁무진하지만 실용화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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