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판교냐 서울 저밀도지구냐…분양 대기자들 고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수도권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서울의 알짜 단지인 잠실, 청담.도곡 등 저밀도지구를 택해야 할지, 판교 신도시를 기다려야 할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판교 고수전략'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당첨 확률이 낮은 데도 판교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높은 투자성 때문. 그러나 판교 당첨 분에 대해 입주 후 일정기간 매매제한조치 등이 검토되면서 판교를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다음달부터 공급될 서울 저밀도지구는 일반분양 물량이 넉넉해 당첨 확률이 어느 때보다 높아 마냥 외면할 수만도 없게 됐다.

◇청약시장 새 변수=내년부터 판교 등 택지지구에는 각종 규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이 원가연동제.분양권 전매 금지.입주 후 매매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이 안이 통과되면 택지지구에서 나오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분양시장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원가원동제로 분양가는 낮아지겠지만, 입주 후에도 일정 기간(3~5년 예상) 매매할 수 없게 되면 청약자에게는 악재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판교 청약자들은 6년 이상의 장기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 분양 후 완공 때까지 2년6개월~3년, 입주 후 매매제한 기간 3년여를 합쳐 6년 남짓 아파트를 팔 수 없어서다.

◇저밀도지구냐, 신도시냐=내달부터 일반분양되는 저밀도지구는 잠실주공 2단지, 삼성동 AID영동차관, 도곡 주공 2차, 강동 시영 2차, 잠실 시영 등 대단지다. 동탄 1단계 분양은 10월 초에 6454가구가 나오고, 2단계 1만2089가구는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판교는 내년 상반기 시범단지 5000여가구를 시작으로 모두 2만9700가구가 단계적으로 분양된다.

저밀도지구와 신도시는 장.단점이 있다. 저밀도지구는 교통.학군.편의성이 검증돼 주택시장이 회복되면 가장 먼저 주목받을 곳이다. 원가연동제 적용 대상도 아니다. 다만 재건축아파트이다 보니 조합원 부담금을 낮춘 대신 일반 분양가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판교는 강남권을 대체할 최적의 주거지이다. 하지만 입주 후 매매제한 조치가 적용된다면 투자 측면에서 판교의 매력은 떨어진다. 동탄 1, 2단계는 저밀도지구나 판교신도시에 비해 선호도에서 밀린다.

현실적인 선택 기준은 당첨 확률이다. 판교는 대기자들이 많고, 성남시 거주자들이 공급물량의 30%를 먼저 가져가 다른 지역 청약자들이 분양받기가 쉽지 않다.

반면 저밀도지구는 예년 같으면 수백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보일 곳이지만 분양 경기가 좋지 않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

◇내 몸에 맞는 청약전략=판교 등 공공택지에서 오랫동안 살 경우라면 규제 변화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성남시에 사는 무주택 우선 공급 대상자는 판교 청약을 고수해도 좋다. 원가연동제가 적용될 1만3600가구 중 30%인 4080가구는 성남시 거주자에게 우선 청약권이 주어진다. 이 가운데 75%인 3060가구는 성남시 무주택자의 몫이다.

거주 지역에 관계 없이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의 청약통장을 가졌으면서 판교를 기다리는 경우는 통장금액을 낮추지 말고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당첨 확률은 낮지만 입주 후 매매제한 등의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 1순위 중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통장을 가진 경우 저밀도지구 등으로 방향을 틀거나 통장을 증액해 판교를 노릴 만하다. 판교의 경우 지역.무주택 우선공급분을 제외하면 전용 25.7평 이하 공급 물량이 적어 당첨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저밀도의 경우 일반분양보다 조합원분양가가 낮는 경우도 나올 수 있으니 선별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

성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