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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3당 단배식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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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정 연휴를 맞아 여야의 단배식과 전직 대통령 자택에는 세배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특히 3당 단배식은 지도부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공천 희망자들로 북적거렸다.

◇ 전직 대통령〓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에는 1일 5백여명의 세배객이 몰렸다.

金전대통령은 "중국의 탕왕(湯王)은 세숫대야에 '구일신(苟日新)일일신(日日新)우일신(又日新)' (진실로 새로워지려면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져야 한다)이라고 새겨놓고는 매일 봤다" 며 이를 신년 휘호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얘기는 삼갔으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복합선거구제에 대해서만은 "야당에 배신자를 만들겠다는 발상" 이라며 '제2의 유신' 이라고 주장했다.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은 한복 차림으로 부인 이순자(李順子)씨와 함께 세배객을 맞았다.

그는 "내가 전직 대통령 중 고참이 됐다" 며 "나라를 안정시키는 게 전직 대통령의 역할" 이라고 말했다.

특히 金전대통령을 겨냥한 듯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흔들면 나라가 흔들린다" 고 했다.

그는 신년 휘호로 '천상운집(千祥雲集)' 을 써 연하장에 담았다며 "상스러운 일이 구름 같이 몰리기를 희망하는 말" 이라고 소개했다.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과 최규하(崔圭夏)전 대통령은 측근이나 가족과 함께 떡국을 먹으며 연휴를 보냈다.

◇ 여야 단배식〓민주신당과 국민회의는 1일 여의도 공원에서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을 비롯한 당직자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인사를 나눴다.

권노갑(權魯甲)고문 등 실력자들 주변에는 악수를 하려는 공천 희망자들이 식이 진행되는 내내 줄을 서는 모습이었다.

마포 당사에서 열린 자민련 단배식은 고향방문 중인 박태준 총재 대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주재했다.

특히 金총리는 단배식을 마친 뒤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 등 간부들을 불러 자민련을 비난했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에 대한 확실한 대응조치를 지시했다.

金총리는 金총장이 "李대행이 '미안하다' 는 뜻을 전해왔다" 고 보고하자 "잔뜩 불을 질러놓고 미안하다면 다냐" 며 "돼먹지 않았어. 분명히 해야 해" 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세배객을 받지 않자 신년 인사회에서라도 눈길을 마주치려는 출마 희망자들로 북적거렸다.

李총재는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와 함께 총재실에서 하례객들과 인사했고 일부 희망자들과는 즉석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나라당 신년 인사회에는 그동안 냉담한 태도를 보여왔던 조순(趙淳)명예총재도 참석, "여권의 잘못으로 야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고 인사말을 했다.

전영기.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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