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뉴욕서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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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한민국 현대미술사의 산 증인 이경성(81)옹이 17일부터 31일까지 뉴욕 맨해튼 소재 한국문화원(원장 이병서)내 갤러리 코리아에서 묵화전시회를 개최한다.

미국에 거주중인 한 제자의 권유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는 이경성옹이 선보인 작품은 모두 92점. 모두 사람을 주제로 한데다 먹과 붓만을 이용해 한지 등에 그린 것이 특징이다.

세부묘사와 표현이 극도로 절제된데다 일부러 생략된 것도 있어 언뜻보면 초서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옹이 자신의 작품들을 '낙서' 로 부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45년 인천시립박물관장으로 예술계에 입문한 그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본 소케츠미술관 등에서 관장을 역임했다.

특히 우리나라 각 지역 미술관이나 재벌들이 설립하는 미술관, 문화원의 설립에 산파역을 맡아 한국현대미술의 산 증인으로 통하고 있다.

또 미술평론 분야에 있어서도 대부(代父)로 불리운다.

"애당초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었으나 평생을 미술가들 사이에서 생활하다보니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회갑이 지나서 낙서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몸에 배어서 벌써 아홉번째 개인전을 하게됐죠. "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머리카락 하나 빠진 것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는 李옹은 일부 수익금을 뉴욕 교포사회의 미술진흥기금으로 희사할 예정이다.

뉴욕지사〓양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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