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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엿보기] 길에서 파는 건전지 대부분 덤핑 중국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2면

회사원 朴성환(35.서울 동대문구)씨는 최근 길거리 좌판에서 산 삐삐용 알카라인 건전지가 평소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소모되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朴씨는 평소 집앞 문방구에서 건전지를 1천2백원(2개들이)에 샀으나 길거리에서는 1천원으로 2백원이나 값이 싼 데 솔깃해서 이를 구입했던 것.

최근 길거리에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건전지는 어떤 물건이며, 사도 되는건지 궁금해 하는 소비자가 많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길거리 좌판에서 파는 물건은 중국 등에서 수입된 물건으로 유효일자가 지나 정상품보다 20%정도 싸게 파는 덤핑제품이다" 고 말했다.

건전지의 유효기한은 2년. 예컨대 제품 하단에 쓰여 있는 날짜가 '00.02'

라면 유효기한이 2000년 2월로 2년 전인 98년에 생산된 것이란 뜻이다.

완구 등에 주로 사용되는 망간 건전지는 유효기간을 생산된 후 1년6개월로 표시한다.

그런데 건전지는 1년을 넘기면 방전(放電)작용으로 성능이 보통 10~15%정도 떨어진다.

삐삐용 건전지는 정상품이라면 20일 정도 사용할 수 있으나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은 2~3일에서 많게는 일주일 정도 수명이 단축된다는 얘기다.

더구나 보관상태가 불량해 습기가 많은 곳에 두었던 것이라면 수명이 더 준다.

길거리에서 싸게 파는 물건 중에는 수입업자들이 통관절차 등을 거치면서 장기간 보관으로 방전된 것이 많다.

국내 건전지 시장은 연간 1천5백억원(98년 기준.2차 전지 제외)이며 이중 수입품이 60~70%를 차지한다.

또 국내 도매상들도 유효기간이 가까워진 재고 제품을 비정상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덤핑으로 처분하기도 한다.

심지어 유효일자를 조작해 고무줄같이 늘리는 경우도 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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