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한·중·일 최정예 대표팀 중원벌 '세기말'대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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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세계 유일의 국가대항전인 농심 신라면배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막전을 연다. 15일 전야제와 추첨을 한 뒤 16, 17, 19, 20일 나흘간 대국을 하게 된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농심 측의 전략이 느껴지는데 때마침 중국에선 상하이TV가 생중계를 계획하고 있어 계산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대국장소도 아예 상하이TV 스튜디오로 정해져 있다.

각국 대표선수의 면모를 보자.

▶한국〓이창호9단.조훈현9단.유창혁9단.김영삼4단.목진석4단

▶중국〓창하오(常昊)9단.마샤오춘(馬曉春)9단.왕레이(王磊)8단.뤄시허(羅洗河)8단.치우준(邱俊)4단

▶일본〓구도 노리오(工藤紀夫)9단.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조선진9단.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7단.야마시다 게이고(山下敬吾)5단

한국은 선발전으로 4명을 뽑은 뒤 한장의 와일드카드를 놓고 농심배의 전신인 진로배에서 파죽의 9연승으로 우승컵을 홀로 따낸 서봉수9단과 올해 후지쓰배 우승자 유창혁9단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현재의 상금벌이에서 크게 앞선 유9단을 선택했다.

목진석4단.치우준4단.야마시다5단은 최근 자국의 신인왕에 올랐던 신예강호들. 이들의 초반 격돌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오더는 대회시작 3시간 전에 내는데 한국선수들은 중국 도착후 회의를 열어 마지막 타자인 주장과 첫 타자를 정할 계획이다.

주장은 혼자 남게 되더라도 연승을 거둬 우승을 이끌 힘이 있어야 하는데 냉정한 승부세계의 논리에 따라 이창호가 맡게 될지 아니면 그동안 주장으로 나가 여러번 우승컵을 지켜낸 조훈현에게 넘길지 두고볼 일이다.

연승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우승상금은 1억원. 한국은 진로배 시절 5번의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상금액수가 크지 않은데도 중국이나 일본이 이 대회를 중시하는 것은 바로 국가대항전이란 자존심 때문이다.

농심배 일정이 끝나면 곧바로 22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제2회 춘란배 세계바둑대회가 시작된다. 한국의 3강과 중국의 창하오.마샤오춘, 그리고 일본의 요다와 조선진 등 3국의 핵심은 춘란배의 선수이기도 해서 이들은 15일부터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얼굴을 맞대고 싸우는 것으로 이번 세기를 보내게 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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