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충남 연기군 세종시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로부터 공사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정 총리의 세종시 건설 현장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주민 60여 명은 주변에서 ‘수도권 공화국 철회하고 행정도시 정상 추진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정 총리는 “(주민들이) 조금만 참아 주시면 이곳을 훌륭한, 대대손손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나라 전체와 지역 모두 좋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후 연기군청을 찾아 ‘세종시 원안 사수’를 주장하며 9일째 단식 중인 유한식 연기군수를 만났다.
정 총리는 유 군수에게 “포항이나 울산, 광양 같은 도시들이 모두 비즈니스가 중심이다. 여기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허허벌판에 포철을 만들고, 구미 들판에 전자산업단지를 세워 수십 년간 그걸로 먹고살았던 것 아니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일치한다. 정 총리는 유 군수의 손을 잡고 “나라를 위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연기군청에도 400여 명의 주민이 나타나 ‘세종시 망언 정 총리는 자진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총리는 공주에서 열린 ‘광역상수도 준공식’ 치사에선 “저는 충청인이고, 특히 앞으로 일부 지역이 세종시로 편입될 공주 출신”이라며 “제가 태어나고 자란 이곳에 어찌 관심이 없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고향인 공주시 탄천면도 직접 찾았다. 어린 시절 8년 정도 살았던 분강리, 영일 정씨 종친회가 있는 국동리, 본인이 태어난 덕지리를 찾았다. 정 총리는 다음 주 이 대통령과의 주례 회동 때 세종시 수정안 구상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공주=백일현 기자 keysme@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