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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기업들이 세종시 오겠다고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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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충남 연기군 세종시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로부터 공사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정 총리의 세종시 건설 현장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정부 대전청사 간부 워크숍과 공주에서 열리는 ‘충남 중부권 광역상수도 준공식’에 참석하는 길에 따로 시간을 내 들른 것이다. 주무 장관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동행했다.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밀마루 전망대에서 건설현장을 둘러본 정 총리는 “정말 좋은 지역”이라며 “2300만 평의 넓은 지역이고, 아름다운 금강이 흐르고 기업이 입주하기 좋은 곳이어서 자족도시를 만들기 좋다”고 말했다. 또 “내가 경제학을 했기 때문에 잘 아는데 여기 와서 보니 기업들이 오고 싶을 만한 입지인 것 같고 비공식적으로 몇 기업들이 오겠다는 의향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대학 연구소는 벌써 오겠다고 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고 나하고 약속도 했다”며 “이렇게 훌륭한 입지를 갖춘 곳을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어야겠다”고도 말했다.

주민 60여 명은 주변에서 ‘수도권 공화국 철회하고 행정도시 정상 추진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정 총리는 “(주민들이) 조금만 참아 주시면 이곳을 훌륭한, 대대손손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나라 전체와 지역 모두 좋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후 연기군청을 찾아 ‘세종시 원안 사수’를 주장하며 9일째 단식 중인 유한식 연기군수를 만났다.

정 총리는 유 군수에게 “포항이나 울산, 광양 같은 도시들이 모두 비즈니스가 중심이다. 여기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허허벌판에 포철을 만들고, 구미 들판에 전자산업단지를 세워 수십 년간 그걸로 먹고살았던 것 아니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일치한다. 정 총리는 유 군수의 손을 잡고 “나라를 위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연기군청에도 400여 명의 주민이 나타나 ‘세종시 망언 정 총리는 자진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총리는 공주에서 열린 ‘광역상수도 준공식’ 치사에선 “저는 충청인이고, 특히 앞으로 일부 지역이 세종시로 편입될 공주 출신”이라며 “제가 태어나고 자란 이곳에 어찌 관심이 없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고향인 공주시 탄천면도 직접 찾았다. 어린 시절 8년 정도 살았던 분강리, 영일 정씨 종친회가 있는 국동리, 본인이 태어난 덕지리를 찾았다. 정 총리는 다음 주 이 대통령과의 주례 회동 때 세종시 수정안 구상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공주=백일현 기자 keysm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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