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개포동 주공 저층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3단지 재건축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선정되자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잠잠하던 헌 아파트값이 보름새 1천만~1천5백만원이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얼마나 올랐나〓사업추진이 가장 빠른 3단지의 경우 11평형이 지난 10월 1억2천만원에서 현재 1억4천만원으로 올랐고 15평형도 2천만~3천만원이 상승한 2억5천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특히 15평형은 시공사 선정 이후 2주일 사이 1천5백만원이 올랐다.
이 여파로 아직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인근 1, 2, 4단지도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단지 16평형은 현재 1억7천5백만원으로 최근 1천만원이 뛰었다.
◇ 투자성 분석〓현대건설이 제시한 3단지 재건축 계획에 따르면 11~15평형 1천1백60가구를 헐고 용적률 2백74%를 적용해 35~65평형 1천2백84가구를 짓는다. 사업기간은 5년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3단지 13평형(대지지분 17평)소유자는 새 아파트 45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다.
이 아파트 시세는 1억9천만원으로 전세를 놓을 경우 1억4천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 이 돈도 은행에서 빌린다고 가정하면 대출금리를 포함한 실제 투자금은 2억7천5백여만원이다.
문제는 입주때까지 들어가는 추가부담액.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분율(대지지분에 따른 재산평가 비율)을 1백20%정도, 2년뒤 분양가를 평당 8백만원으로 가정하면 13평형 소유자는 배정받을 아파트 45평중 20평을 뺀 25평에 대한 분양가 2억원(25평×8백만원)은 따로 내야 한다.
이 추가 부담액까지 합하면 총 투자비는 4억7천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같은 평형의 시세와 비교할때 단순차익은 7천만원 정도다.
◇ 손해볼 수도 있다〓그러나 현대건설의 재건축 안은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많다. 우선 지분율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분양가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진행중인 도시설계과정에서 용적률이 계획안보다 낮아질 소지가 많고 학교.도로.공원 등 공공시설도 늘어나면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소형 평수도 많이 지어야 하고 사업기간도 계획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시세차익은 생각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쾌적한 단지가 만들어지면 준공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아 지금 사둬도 투자가치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황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