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원공과대 '사랑 PC배움방' 산골 초등생 초청 무료강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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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따라해 보세요. 짧게 '핫(hot)' …가수이름과 같다고 에.쵸.티라고 읽어서는 안돼요. "

경기도 안성의 두원공과대 컴퓨터 실습실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PC.영어교실이 열린다.

인근 모가초등학교 학생 40여명을 상대로 한 이 강좌에서는 영어 기초발음부터 간단한 단어.문장까지 가르친다.

PC강좌는 '도우미' 대학생들이 초등학생 옆에 앉아 지도해주고 있다.

1주일 중 PC를 배우는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는 정아름(4학년)양은 "처음 컴퓨터 화면에 글자가 뜰 때 신기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표도 예쁘게 만들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두원공대가 모가초등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5월초. 전교생이 67명에 불과해 PC.영어교육은 엄두도 못낸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다.

폐교대상으로 거론되던 벽지 농촌초등학교가 전문강사를 구하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두원공대는 펜티엄Ⅱ급 PC가 설치된 실습실을 개방했고 공업경영과 정병권 교수가 PC기초를, 미 텍사스A&M 대학 출신 강홍구 교수가 돗低?무료로 강의하겠다고 나섰다.

두원대생 18명은 학습 도우미를 자원했다.

모가초등학교 김진형(55)교사는 "전문교사가 없는데다 386급 PC마저 모두 고장난 상황에서 두원대의 도움을 받아 특기적성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강좌가 계속되면서 학부모들도 강의를 맡은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떡과 쌀을 보내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병권 교수는 "지역대학들이 우수한 기자재와 설비를 갖춰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면서 "사회교육 등 지역사회 봉사차원에서라도 주민에 개방하는 일이 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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