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화계 12월 스케치] 미술 - 성곡미술관 '세기의 전환' 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지나온 시간이 엮어낸 일들은 이제

가뭇거리며

추억의 세계로

넘어간다.

1999년 12월. 세기가,

밀레니엄이 교차하는

역사(驛舍)에 기적 소리만 아슴하다.

우리가 탄 기차는 20세기의 마지막 역을 막

떠났다.

우리는 끝자락에

걸려 있는 이 시대의 산과 강을 넘어

저 미지의, 확연히 다를 세기로 들어가고 있다.

문화가의 뜰에도

설레임과 아쉬움이 엇갈리긴 마찬가지.

반추와 정리를 위한

마음들이 엮어낸

의미 있는 다양한

행사들을 찾아 12월을

스케치 한다.

미술계는 밀레니엄 전환기를 맞아 지난 한 세기를 반추해보는 몇몇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성곡미술관의 '시각문화-세기의 전환' .미술을 생활사적 측면에서 쉽게 접근한, 전문가보다는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다. 매체의 변화에 따른 시각문화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과자봉지.밀가루 포대.영화 포스터 등에서부터 80년대 TV와 비디오 아트, 90년대 멀티미디어까지 풍부한 자료와 작품을 동원했다.

특히 복덕방.만화가게.음악 다방.교실.사진관.극장 등 체험관을 꾸며놓아 '그때 그 시절' 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한 것도 관객을 끄는 요소다.

중.고생 단체견학을 포함해 지금까지 보름 동안 약 6천명이 이 곳을 찾았다. 체험관의 교실에서는 신청을 받아 동창회나 동호회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내년 1월26일까지. 02-737-7650. http://www.sungkokmuseum.com.

한편 한국 미술의 발자취를 더듬는 회고전으로는 7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02-503-9675)의 '한국미술 99' 와 갤러리 현대(02-734-6111)의 '한국미술 50년' 3부(6~12일)가 있다.

미술사적 의미는 물론이고, 각각 구상회화와 시대별 대표작가 중심으로 꾸며져 대중의 호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미술 99' 전에는 김관호.이종우.김흥수.오승우.이대원.윤중식 등 99명의 그림 1백90여점이, '한국미술 50년' 전 3부에는 윤효중.김종영.권진규.김세중.전뢰진 등의 조각 작품이 각각 소개된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