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분할 매수해 연 10%대 수익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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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본지는 박씨를 대신해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 6명에게 ‘1억원 굴리기’ 요령을 물어봤다. 요즘처럼 재테크 기상도를 감 잡기 어려운 시절, 반드시 1억원이 아니더라도 여윳돈 굴리는 데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

◆주식형펀드·ELS는 필수=증권사에 비해 은행 PB들은 보수적인 전략을 선호했다. 그러나 은행·증권사에 관계없이 투자 포토폴리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은 주식형펀드. 박환기 대신증권 청담부지점장은 “정기예금 등 투자위험이 없는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앞으로 2년간 연 6~8%를 넘긴 어려울 것”이라며 “10%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 없이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외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점쳐 적극적인 펀드 투자를 권한 PB도 많았다. 음지영 한국씨티은행 도곡중앙지점 팀장은 씨티그룹 투자리서치팀의 전망을 근거로 “금융위기 뒤에 온 큰 기회를 헛되이 놓치고 싶지 않다면 주식형펀드에 대한 장기 투자는 필수”라며 “종목 고르기에 자신이 없다면 주가지수 상승세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인덱스펀드가 좋다”고 제안했다.

김인흥 우리은행 PB사업단 재테크팀장도 “주식시장의 본격 상승에 대비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40%로 하되, 원화강세에 대비해 내수소비재·금융·철강·여행 업종의 투자비중이 큰 펀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PB들은 내년 1~2분기까지는 조정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주식형펀드를 사되 서너 차례에 걸쳐 분할매수할 것을 권했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이와 유사한 은행의 지수연동예금(ELD), 자산운용사의 주가연계펀드(ELF)도 빠지지 않고 PB들의 포토폴리오에 포함됐다. 연 10%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원금보장형을, 그보다 높은 수익률이 목표라면 비보장형을 제안했다.

또 은행의 PB들은 주식형펀드와 ELS 등에서 손실이 날 것에 대비,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정기예금에 자산의 20~30%를 투자하는 전략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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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원한다면 해외로=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올해 말로 끝나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매력이 줄었다. 그러나 PB들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국 증시를 여전히 밝게 본다. 따라서 고수익을 얻기 위해선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특히 중국 증시에 낙관적인 PB가 많았다. 씨티은행의 음 팀장은 브라질 펀드를 적극 추천했다. 또 정명철 삼성증권 분당지점 마스터PB는 국내 주식형보다 해외 이머징마켓에 더 투자하라고 밝혔다. 또 고수익을 위해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비중 확대도 PB들의 공통적인 추천 사항이지만, 어떤 펀드를 고를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상승세를 전망하는 PB들은 정보기술(IT) 등의 업종이 많이 편입된 성장형 펀드를 선호했다.

조정장이 길게 갈 것으로 본 PB들은 약세장에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당주·자산가치주 등이 많이 편입된 가치형 펀드를 권했다. 반면 두 명을 제외하곤 채권이나 채권형펀드에 대한 투자를 권하지 않았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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