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 기자의 ‘클로즈 업’] 반갑다, 친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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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가을 하늘 아래 풍선덩굴이 열렸습니다. 보름달 처럼 부풀어 오른 풍선을 보니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고 싶어지네요. 풍선덩굴을 보면 블로그 친구가 생각납니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몇해 전 소포로 풍선덩굴 씨앗을 보내준 블로거지요. 그분의 블로그에 멋진 풍선덩굴 사진이 있었거든요. 그 씨앗이 아파트 화단에서 싹을 틔우고 잘 자랐었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하면서 씨앗을 받지 못했네요. 우연히 산 기슭 울타리에서 풍선덩굴을 만났습니다. 반가운 친구를 만난듯 하늘에 매달린 둥근 열매를 한동안 들여다 보았습니다. 풍선 안에 있는 까만 씨가 보일까 해서요. 작고 검은 씨가 하트 문양을 품고 있거든요. 마치 사랑을 숨겨놓은 것처럼….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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