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이재창씨, 시조평론집 '아름다운 고뇌'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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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시조시인 이재창(40)씨가 시조평론집 '아름다운 고뇌' (시와사람.1만원)를 펴냈다. 현대의 시조시인치고 '시조의 현대화' 를 고민하지 않는 이가 있으랴마는, 이씨는 특히 고전시조의 음풍농월 대신 치열한 현실인식을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시조에 생명을 불어넣는 관건으로 본다.

글머리에서 저자는 "8백여년의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시조문학이 현대에 와서 주변문학으로 전락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시조시인들이 현대성을 상실하고 의고조로 흐르는 작품을 양산해 내고 있는 모습들이 처참했다" 고 평론 겸업에 나선 이유를 밝힌다.

저자는 총론격인 1부와 최근 발표작들에 대한 작품론 11편을 묶은 2부에서 '민중시조' '생태시조' 등의 용어를 통해 80, 90년대 시조시인들의 모색을 읽어나간다.

현실과의 호흡을 강조하는 시인의 태도는 이따금 과격하다싶을 정도이지만, '시조' 용어의 기원에서 사이버공간의 시조창작현황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에서 시조현대화 논의를 이끌어내는 시인의 태도는 그 과격함 역시 시조에 대한 애정에 나온 것임을 확인시킨다.

70년대 등단한 시조시인 50여명과 최남선.이병기 등 개화기 시조시인 20여명의 작품세계가 약전(略傳)형식으로 실린 3부는 시조애호가들에게 요긴한 참고서적이자, 시조시인 지망생을 위한 현대시조사입문으로 손색이 없다.

시인은 79년 '시조문학' 에 추천완료, 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거울론' 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고, 올가을 6인공동시조집 '갈잎 흔드는 여섯 악장 칸타타' 를 펴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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